[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 경쟁당국이 마이크로소프트(MS)에 대한 대규모 반독점 조사를 시작했다. 클라우드 컴퓨팅,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를 비롯해 인공지능(AI) 제품까지 전방위 조사에 나섰다. ‘빅테크 저승사자’ 리나 칸 FTC 위원장이 임기 종료를 앞두고 마지막 칼을 꺼내든 것이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MS에 반독점 혐의와 관련한 정보제출 요청서를 발송했다고 보도했다.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이 요청서는 FTC가 1년간 경쟁사 및 비즈니스 파트너 등을 비공식 인터뷰한 뒤 작성했고, 최근 리나 칸 FTC위원장이 서명했다.
이번 조사의 핵심은 MS가 오피스와 보안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를 묶음 판매로 제공해 시장 경쟁을 훼손했다는 혐의다. 일종의 ‘끼워팔기’ 문제다. 비즈니스 파트너 일부는 MS가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에 사용자 인증하는데 도움이 되는 보안 소프트웨어(MS 엔트라 ID)를 끼워팔고 있다고 FTC에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끼워팔기 행위는 경쟁 사이버 보안회사의 경쟁을 어렵게 만드는 전형적인 시장지배적 남용 행위다.
세일즈포스와 슬랙, 줌 커뮤니케이션 등은 MS가 화상회의 소프트웨어 ‘팀즈’를 워드와 엑셀 등 소프트웨어에 무료로 제공하면서 경쟁사들이 사업에 지장을 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도 FTC가 업무용 소프트웨어 등에서의 시장 지배력을 남용해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반경쟁적 관행에 대해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경쟁당국이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사업부에 대해 반(反)독점 조사를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무용 소프트웨어 등에서의 시장 지배력을 남용해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반경쟁적 관행을 하고 있다는 게 골자다. MS가 자사 클라우드 ‘애저’ 이용자가 타사 클라우드로 옮기지 못하도록 징벌적 조건을 부과하고 있다는 혐의다. MS가 애저를 해지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구독료를 대폭 인상하거나 높은 탈퇴 수수료를 부과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FTC는 타사 클라우드를 이용할 경우 자사 소프트웨어 MS 365가 호환되지 않도록 하는 것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 리나 칸 FTC 위원장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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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FTC의 조사는 칸 위원장의 마지막 유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아직 차기 FTC 수장을 지명하지 않았지만, 칸 위원장은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당선인은 유세기간 FTC가 기업들을 옥죄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 때문에 FTC 위원장이 바뀔 경우 이번 조사가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