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노조 오늘부터 총파업 돌입

  • 등록 2004-06-10 오전 10:23:03

    수정 2004-06-10 오전 10:23:03

[오마이뉴스 제공] 병원 노사가 중앙노동위원회의 막판 조정에도 불구하고 주요 쟁점에 대한 이견차를 좁히지 못해 보건의료노조 소속 전국 121개 병원에서 10일 오전 7시부터 일제히 총파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노조는 파업에 들어가더라도 응급실과 중환자실, 신생아실 등에는 필수인력을 배치하여 환자불편을 최소화하기로 함에 따라 일부 외래환자들의 진료 차질을 제외하고는 극심한 의료대란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사 양측은 9일 오후 2시 30분부터 서울 공덕동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에서 조정회의와 축조교섭, 실무접촉 등을 거듭하며 밤샘교섭을 벌였으나 서로의 입장차가 워낙 커 합의를 이루는데는 실패했다. 특히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주5일제 실시와 산별기본협약 체결 등에 대한 사측의 반대입장이 완강해 접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측은 이날 교섭에서 국민건강권을 지키고 삶의 질 향상과 일자리 늘리기라는 주5일제의 도입 취지에 맞게 토요일과 일요일을 연속해서 쉬는 온전한 주5일제 실시를 주장했다. 이를 위해 노조는 최소 5700여명의 인력 충원을 해줄 것을 사측에 요구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하루라도 진료 공백이 발생해서는 안되는 의료서비스산업의 특성상 노조에서 주장하는 주5일제를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섰다. 대신 토요일 근무를 전제로 한 주6일 40시간 근무제 실시를 대안으로 제시하며 노조를 설득했다. 노사 양측은 임금인상 폭에 대해서도 팽팽히 맞섰다. 노조는 10.7%의 임금인상을 받아들일 것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주5일제 실시와 함께 노조의 요구대로 임금인상안을 받아들이게 되면 18%의 비용상승 압박을 받게 된다며 버텼다. 한편 고대, 이대, 한대 등 7개 사립대 병원장들은 9일 밤 9시 20분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주40시간 근로제가 시행되면 진료수익 감소와 비용 증가라는 이중고로 병원계는 대량 도산의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며 건강보험수가 인상(5.1~9.3%)을 정부당국에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윤견일 이화의료원장은 "진료는 연속성이다. 일반회사와는 달리 의료원은 업무공백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개정 근로기준법에 따라 토요 근무를 포함하는 주40시간 탄력근무제 실시를 노조측이 받아들일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노사 협상에 진전이 없자 중노위는 이날 밤 11시40분께 두번째 특별조정회의를 열어 조정 마감시한을 10일 새벽 4시까지 연장한다고 밝히고 "자율교섭을 통해 서로 핵심쟁점에 대한 의견접근을 해 보라"고 권고했으나 노사 양측은 끝내 이견차를 좁히지 못한 채 교섭 타결에 실패했다. 중노위는 10일 오전4시 12분께 회의를 속개하여 ▲근로시간은 1일 8시간 주40시간으로 하되 토요일 근무 및 기타 근로조건은 노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것 ▲임금은 주40시간 및 기타 근로조건과 연계하여 노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것 ▲산별기본협약 체결 및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노사공동협의기구를 구성하여 운영할 것 등의 조정안을 내놓았으나 노사 모두 거부했다. 중노위의 조정안에 대해 사측은 "주6일 40시간제를 명확히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노조에서는 "1일 8시간 주5일 40시간제를 명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각각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사 양측이 조정안을 거부함에 따라 중노위는 조정 불성립을 선포했으며, 노사 양측은 즉각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교섭장을 빠져나갔다. 중노위가 조정 결렬을 선언함으로써 보건의료노조는 합법적으로 10일 오전 7시부터 총파업에 들어갔다. 윤영규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파업기간 중에도 원만한 협상 타결을 위해 사측과 대화를 계속할 것"이라며 "10일 오후 2시에 교섭을 재개할 것을 사측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 소속 조합원 1만여명은 9일 오후 8시부터 고려대 노천극장에서 총파업 전야제를 가진데 이어 10일 오전 7시까지 교섭 대기농성을 벌였다. 보건의료노조는 10일 오전 10시 30분 고려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파업과 관련 공식입장을 밝힌 다음 총파업 출정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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