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문헌일 구로구청장이 16일 구청장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의 주식을 백지신탁 하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오자 이에 불복하기 위한 처사로 읽힌다.
| 문헌일 구로구청장. (사진=김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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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구청장은 사퇴문을 통해 “구청장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며 “구민 여러분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돼 매우 송구스럽고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법원에서는 제가 주주로 있었던 기업과 구청장의 직무 사이에 업무 연관성이 있다는 최종 판결을 내렸다”며 “법원의 결정은 그간 사심 없이 공명정대하게 구정을 수행해 온 저로서는 매우 아쉽고 가슴 아픈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로구정을 이끌었던 지난 2년 3개월은 지금까지 살아온 일생 중 가장 열정적이고 보람찬 시간이었다”며 “비록 구청장직을 내려놓게 되었지만 계속 구로구의 밝은 미래를 응원하겠다. 앞으로도 구로구가 발전하는 데에 미약하나마 끝까지 힘을 보태겠다”고 덧붙였다.
문 구청장은 지난 2022년 7월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해 구로구청장에 당선됐다. 이후 인사혁신처는 1990년부터 구로구에 설립된 ‘문엔지니어링’과 문 구청장 간 직무와 관련성이 있다고 보고 지분을 팔거나 백지신탁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문 구청장은 여기에 불복해 소송이 진행됐다. 문 구청장은 4만 8000주(48%)가진 최대주주로 소송 과정에서 회사를 금천구로 이동하기도 했으나 1심과 2심 모두 패소했다.
문 구청장은 15일 구의회 의장에게 사임통지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구로구는 16일부터 엄의식 부구청장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보궐선거는 내년 4월 실시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