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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과 제2야당인 바른미래당이 모두 충격적 참패에 따른 당 수습국면임을 고려할 전망이다. 협상 당사자인 김성태 한국당·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선거 패배로 인한 지도부 사퇴로 각각 대표 권한대행과 비대위원장을 맡았고, 바른미래당은 새 원내대표 선출 절차를 시작할 예정이라 당장 협상이 쉽지 않다. 민주당은 오는 20일 오후 6시까지 의원들의 선호 상임위원회를 제출받기로 한만큼 다음주 중 대야 협상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與, 운영·행안·국방·정보위長 확보 나설 듯
17일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민주당이 최우선 목표로 두고 있는 것은 국회 운영위원장 탈환이다. 민주당(130석·정세균 전 국회의장 포함)은 재·보궐 선거를 통해 한국당(113석·정태옥 의원 탈당 반영)과 의석 차가 17석이 된 만큼, 국회의장직 유지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청와대를 소관하는 운영위원장은 역대로 집권여당이 맡는 게 관례였지만 박근혜 전(前) 대통령 탄핵·조기대선을 거치면서 1년여 동안 한국당 원내대표(정우택·김성태)가 운영위원장을 담당했다. 전반기 원구성 협상 당시 운영위원장이 여당이던 새누리당(현 한국당) 몫이 됐는데, 국회법상 ‘2년 임기’를 지켜야 한다고 고수하면서다.
민주당은 앞선 원구성 당시 새누리당이 국정운영 책임성을 강조하면서 행정안전부·국방부·국가정보원 소관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원장·국방위원장·정보위원장을 가져갔기 때문에 해당 위원장직도 여당 몫이라 주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경제관련 상임위인 예산결산특별위원장과 기획재정위원장·정무위원장 중 일부는 양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각 당 이해관계 얽혀…협상 장기화 우려도
부의장 자리 하나를 놓고 바른미래당과 ‘평화와 정의’가 눈치 싸움을 벌이고 있어 관례대로 의장단 구성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각 당의 상임위 쟁탈 이해관계가 얽힌 점도 변수다.
민주당은 ‘평화와 정의’가 부의장을 맡거나 본회의 신임투표 형식으로 진행되던 국회의장 선출에 대해 표 대결을 하자는 일부 야권 주장은 “현실성이 없는 얘기”라며 일축하는 분위기다. 여당 관계자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바른미래당보다 10석 적은 ‘평화와 정의’가 부의장을 가져갈 수 있겠느냐”며 “각 당 상황에 따라 주고받기가 있을 수는 있지만 관례와 상식선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이철성 경찰청장 후임으로 지명한 민갑룡 후보자 청문회를 위해서라도 조속한 원구성과 국회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선거 전과 달리 위기에 처한 야권을 상대로 무조건 협상에 임하라는 압박용 메시지를 내놓는 것은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강병원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통화에서 “야당 상황을 고려하면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래도 미룰 수는 없으니 다음주부터는 만나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9월 정기국회 직전까지 원구성이 제대로 안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