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소매 판매 2003년 이후 최저...금리 인하 필요”

경총 '소매 판매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 발표
소매판매액 불변지수 증가율 -2.4%
카드 대란 2003년(-2.4%) 이후 최처
고물가 장기화로 인한 소비 위축 지속
  • 등록 2024-10-09 오후 12:33:20

    수정 2024-10-09 오후 12:33:20

[이데일리 박민 기자] 올해 상반기 내수 소비 둔화세가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매 판매의 실질적인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가 이른바 카드대란이 있었던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고물가 장기화가 요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내수 활성화를 위해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최근 소매 판매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통계청이 매월 서비스업 동향조사를 실시해 발표하고 있는 소매 판매액 지수(경상지수)를 기준으로 분석한다.

올해 상반기(1~6월 누계) 소매 판매액(경상지수) 증가율은 작년 상반기 대비 0.3%에 그친 것으로 분석됐다. 상반기 기준 2021년과 2022년에 각각 8.1%, 7.1%씩 늘던 소매판매가 지난해 2.2% 올해 0.3%로 점차 둔화한 것이다.

특히 가격 변동을 제거해 소매판매의 실질적인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인 소매판매액 불변지수는 올해 상반기 증가율이 -2.4%로 조사됐다. 이는 카드 대란이 있었던 2003년(-2.4%)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소매판매액 불변지수 증가율이 음의 값인 것은 실질 소비의 양이 이전보다 감소했음을 의미한다.

경총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누적된 전 세계적인 높은 물가 상승 같은 요인들로 인해 소비가 위축됐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는 소매판매액지수(경상) 증감률의 편차가 컸다. 난방기기, 전동 공구 등 기타 내구재(10.3%), 가구(8.7%), 의약품(5.1%), 음식료품(2.2%) 등은 작년 상반기 대비 증가했으나, 승용차(-8.1%), 오락·취미·경기 용품(-5.3%), 침구류, 주방용품 등 기타 준내구재(-3.6%) 등은 감소했다.

5년 전인 2019년과 비교한 누적 증가율은 담배, 신문, 화장지 등 기타 비내구재(45.2%), 의약품(42.4%), 승용차(31.4%) 등이 높게 나타났다.

이에 비해 신발 및 가방(1.2%), 통신기기 및 컴퓨터(2.6%), 가전제품(3.0%)의 누적 증가율은 낮은 편이었고, 화장품(-9.5%)은 마이너스로 나타나 올해 상반기 화장품 소매 판매가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도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업태별로는 면세점(13.6%)에서 올해 상반기 소매 판매액 지수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이는 최근 면세점 이용객 증가에 따른 영향이 일부 반영됐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인터넷쇼핑 등 무점포 소매(7.7%)와 대형마트(5.2%)는 작년 상반기보다 증가했지만, 승용차 및 연료소매점(-4.2%), 전문소매점(-3.1%), 슈퍼마켓 및 잡화점(-1.9%)은 감소했다.

5년 전과 비교한 누적 증가율은 무점포 소매(67.9%), 백화점(35.3%), 승용차 및 연료소매점(30.0%)은 높은 수준을 보인 반면, 면세점(-36.5%)은 크게 감소했다.

이승용 경총 경제분석팀장은 “최근 호조세를 보이는 수출과 달리 내수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우리 경제 회복을 제약하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내수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와 지원책들을 적극 추진하는 한편, 장기간 높은 수준에서 유지된 기준 금리의 인하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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