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부수고, 안으로 침투"…크래프톤 잠재력 보여준 '아크'

야그 게임 체험해보니 개발 중이라지만 완성도 높아
‘배틀그라운드’처럼 아크도 e스포츠화 계획 중
2조 클럽 입성한 크래프톤의 차기 성장동력 가능성
  • 등록 2024-11-10 오후 3:17:55

    수정 2024-11-10 오후 7:09:14

[이데일리 김가은 기자] 국내 게임사 중 역대 네번째로 ‘2조 클럽’에 입성한 크래프톤(259960)이 톱다운 슈팅 신작 게임 ‘프로젝트 아크’를 띄운다. 그간 실적을 견인해온 ‘PUBG: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권(IP) 뿐만 아니라 새로운 게임으로 우상향 흐름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사진=크래프톤)
‘지스타 2024’에 출품될 아크를 기자가 지난 8일 펍지 스튜디오 사옥에서 직접 플레이 해본 결과 완성본이 아닌 개발 중인 게임이라는 점이 무색할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다. 아크는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시점의 특성을 살려 게임 내 시야를 부채꼴 모양으로 제한했다.

여타 톱다운 시점 게임과 동일하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여러 무기별로 각각의 반동과 활용도, 심지어 머리와 몸 중 어느 부위를 주 목표로 할 지 선택하도록 한 현실성이었다. 가령 저격총이라면 머리를 주 목표로 설정해 멀리서 쏠 수 있지만 기관단총의 경우 적이 멀리 있으면 몸통으로 설정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 총기별로 각각의 반동도 구현돼 있다.

이번 시연에서는 목표만큼 적을 죽이면 승리하는 ‘팀 데스매치’와 과거 서든어택 등에서 접했던 ‘폭파 미션’이 준비돼 있다. 지스타에서 선보일 빌드도 동일하다. 팀 데스매치도 재밌었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폭파 미션이었다. 공격팀과 방어팀으로 나뉘어 진행되는 이 모드는 한정된 건물 내에서 공방전을 펼치는 점이 핵심이다.

‘프로젝트 아크’ 플레이 화면(영상=크래프톤)
쉽게 말해 공격팀은 건물 외부에서 창문과 벽, 바리케이드 등을 부수고 안으로 침투해야 하고, 방어팀은 건물 내에서 예상 침투 경로에 각종 장애물들을 설치한 후 정찰, 적 제거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영화에서만 봐왔던 도심 시가전(CQC)를 구현한 것이다.

실제로 플레이해 본 결과 예상보다 더 정교하게 게임이 구성돼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공격팀일 경우에는 ‘폭파 망치’처럼 장애물을 쉽게 제거할 수 있는 캐릭터를 선택하는 것이 더 유리했다. 망치를 휘둘러 바리케이드를 부수고 빠르게 침투할 수 있어서다. 방어팀은 단순히 적을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보다 시야 확보가 더 핵심이었다. CCTV와 같은 장치나 장애물을 부수는 소리 등을 활용해 빠르게 대응하는 재미가 있었다.

크래프톤은 아크를 ‘제2의 배틀그라운드’로 키울 계획을 짜고 있다. 게임 뿐만 아니라 글로벌 e스포츠 리그를 만들어 전 세계에서 흥행하고 있는 배틀그라운드처럼 아크도 e스포츠화를 고려하고 있어서다. 향후 이 같은 전략이 실현될 경우 전 세계에 배그를 각인시킬 수 있었던 것처럼 아크도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가 붙게 될 가능성이 크다.

올 3분기까지 매출 2조922억원, 영업이익 9670억원을 기록하며 ‘파죽지세’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크래프톤이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셈이다.

다만 아직은 이르다. 기본적인 시스템과 설정 등은 탄탄하게 짜여져있는 상태지만 디자인이나 밸런스 측면에서 다듬어야할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좁은 건물 내에서 진행되는 폭파미션의 경우 발사 속도가 빠르고, 좁은 범위로 나가는 기관단총 외 캐릭터들은 쓸모가 없어질 수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양승명 프로젝트 아크팀 PD는 “당연히 이런 종류의 게임은 e스포츠화가 되면 너무 좋다”며 “저희 게임이 충분히 PGS처럼 스포츠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미래가 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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