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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2005년 이후 17년 만에 수주 경쟁이 성사됐다. 마지막 고속철도 경쟁 입찰은 지난 2005년 프랑스 철도차량 제작사인 알스톰과 현대로템 간의 경쟁이다.
17년 만에 입찰 경쟁이 이뤄지게 된 배경에는 코레일의 자격요건 완화가 있다. 앞서 코레일은 지난 2016년 발주했던 EMU-250이나 고속차량 등의 입찰에 시속 250㎞ 또는 300㎞ 이상 고속차량 제작 경험이 있는 경우에만 입찰 참여가 가능하도록 제한했지만 지난해부터는 이 같은 제한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우진산전의 입찰은 쉽지 않았다. 우진산전은 지난 7일 첫 입찰 공고 마감 때 입찰을 포기해 갖은 추측을 낳았다. 우진산전 관계자는 “첫 공고 때는 탈고와의 계약 조건 협상이 완료되지 않아 입찰하지 못했다”며 “재입찰에서도 마지막 날인 14일 새벽에야 응찰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우진산전은 컨소시엄이 아닌 단독 입찰했다. 우진산전 관계자는 “탈고 측이 컨소시엄 형태에는 각종 책임 문제로 난색을 보였다”며 “대신 탈고가 고속열차의 핵심 부품인 ‘대차’(열차 바퀴를 지지하는 틀)만 제공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우진산전의 도전장을 두고 보는 국내철도 업계의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진산전이 이번 수주전에서 승리한다면 고속철도마저 외산에 잠식당할 수 있다”며 “현대로템과 150여개 협력사의 산업 생태계가 붕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가뜩이나 현대차그룹에서 현대로템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낮은데 이번 고속철도를 수주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회사의 상황은 어찌 될는지는 뻔하지 않겠냐”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