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거돈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가 3일 부산 동래구 부산사직종합운동장 앞에서 부산 체육계 지지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유현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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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6.1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시작 이후 첫 주일인 3일 오후 3시 부산 동래구 부산사직종합운동장 앞 삼거리. 파란과 빨간 대형(각 5t과 4.5t) 유세차량이 나란히 주차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오거돈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서병수 자유한국당 후보는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를 두 시간여 앞두고 야구팬을 공략하기 위해 약 40분 간격으로 번갈아 유세 차량에 올랐다. 오 후보는 두 차례, 서 후보는 한 차례 마이크를 잡았다.
두 후보 모두 야구 애호가를 의식한 듯한 발언으로 말문을 열었다. 오 후보는 자신을 “부산을 구할 4번 타자”로 소개했다. 서 후보는 한국당을 5연패에 빠진 롯데 자이언츠에 빗대 “롯데도 한국당도 분발할 수 있도록 기를 불어넣어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두 후보는 각자의 처지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연설을 풀어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서 후보를 큰 격차로 앞서고 있는 오 후보는 “외톨이 시장이 되고 싶지 않다”며 유세차량 곁에 선 김우룡 동래구청장 후보, 김문기 시의원 후보 등을 치켜세웠다.
반면 서 후보는 홀로 연단에 서서 오 후보와 문재인 정부를 헐뜯는데 대부분 시간을 할애했다. 서 후보는 “오 후보는 시정을 몰라도 너무 모르다”며 “이야기를 써준 대로 읽는다”고 깎아내렸고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을 “정책 같잖은 정책”이라 폄하했다.
두 후보 유세는 구성에서도 차이가 났다. 오 후보는 체육계 지지자들로부터 정책 제안을 듣고 답변하는 형식으로 참여를 이끌어냈다. 오 후보는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이러한 정책 건의 자체가 저를 더 좋은 시장으로 만든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에 반해 서 후보는 야구장 안에서 볼법한 화려한 응원복을 한 청년들을 앞세워 응원 분위기를 끌어올리는데 주안점을 줬다. 서 후보 측은 “한바탕 축제를 벌여 시민들과 뛰어놀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두 후보 연설을 인근 카페 테라스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김모(29)씨는 “오늘 사직대첩만큼은 오 후보의 압승”이라며 “오 후보는 유세단과 어울려 춤사위를 하며 소통하는 리더십이 눈에 띠였지만 서 후보는 흡사 만화의 주인공처럼 맨 마지막에 나타나 날선 말만 쏟아내 실망스러웠다”고 비판했다.
한편 서 후보 측은 오 후보 측보다 더 큰 소리로 응원곡을 틀어 주변 상가 상인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는 등 진땀을 빼기도 했다.
| 서병수 자유한국당 부산시장 후보가 3일 부산 동래구 부산사직종합운동장 앞에서 지지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유현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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