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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야당 지도부의 극단적인 장외투쟁에 세간의 이목을 끄는 데 성공했으나 단식의 득실을 두고 정치권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목표했던 특검을 관철시키지 못하며 사실상 ‘소득없는’ 단식이라는 지적이 우세하지만 특검의 필요성을 알리고 정국의 주도권을 가져왔다는 측면에선 의미가 있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3일부터 11일까지 국회 본청에서 9일간의 단식투쟁을 했다. 30대 남성의 기습 테러, 갑작스런 건강악화 등의 위기에도 김 원내대표는 단식을 중단하지 않고 이어가며 여당의 특검수용을 촉구했다. 그러나 지난 11일 결국 건강상의 이유로 단식을 중단했다.
또 단식을 끝내면서 여당의 새 원내지도부에 협상 주도권을 내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우 전 원내대표에 이어 새롭게 선출된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불복 특검 수용 불가’ 원칙을 다시 확인했다. 다만 “특검이 원칙적으로 타당한가 하는 문제를 넘어서 국회정상화에 중요한 과제로 돼 있다”며 “지도부와 협의해서 내일 본회의가 끝나게 되면, 본격적으로 이 문제를 논의해 조속히 결론을 내리고 국회를 정상화할 것”이라고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그러나 김 원내대표의 ‘9일 단식투쟁’에도 소득이 없던 것은 아니다. 특히 특검의 필요성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데 가장 크게 공헌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1야당으로서 단식이라는 극단적인 장외투쟁을 통해 남북회담 등 거대 안보이슈로 묻힐 뻔한 특검 이슈를 재점화했다.
김 원내대표 개인으로서도 투쟁력있는 강한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했다. 김 원내대표는 그동안 자신을 ‘들개’로 칭하면서도 야성을 뚜렷하게 보여줄 기회가 없었다. 그러나 이번 단식투쟁으로 자신의 캐릭터를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특히 자신을 폭행한 가해자 부친과의 면담에서도 가해자에 대한 선처를 약속하며 ‘통큰’ 정치인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