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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대금리차 낮추려 수신금리 인상 속도내는 은행
3일 시중은행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예·적금 잔액은 9월29일 기준 797조 1181억원으로, 8월 말(768조5434억원)에 비해 한달 새 28조 6377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말(690조여억원)과 비교하면 약 9개월간 100조원 넘는 뭉칫돈이 은행으로 몰린 셈이다. 2020년 말 5대시중은행 예적금 잔액이 673조7286억원으로 1년 간 17조원 증가한 것에 비하면 상당히 빠른 속도다.
이미 시중은행의 정기예금은 연 4%대로 올라선 상황으로 5%시대도 임박했다는 게 금융권 시각이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은 지난달 30일부터 우대금리를 포함해 1년 만기 기준 최고 연 4.35%의 이자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는 만기 1년 기준으로 최고 연 4.25%를 제공한다. KB국민은행의 ‘공동구매정기예금’과 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도 최고금리는 최대 4.20%다.
특히 우리은행의 법인·개인사업자 전용 비대면 상품인 ‘WON 기업정기예금’ 상품의 경우 최대 금리가 5%를 도달했다. 이 상품은 2년 만기 시 최고금리는 5.03%가 적용된다. 가입금액은 100만원 이상~50억원 이하까지 가능하며, 개인사업자 등록증만 있으면 별다른 조건 없이 이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개인 정기예금 최대 금리는 연내 5%대까지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면서 “최근 일부 예금의 금리는 하룻새 0.15%포인트 상승하는 등 매일 상승 추이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최재현 NH농협은행 WM전문위원은 “은행권은 현재 시장에 금리인상이 선반영된 측면이 있다고 하지만, 연말까지 연준이 기준금리를 더 높일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고금리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면서 “시중자금이 은행으로 돌아가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신금리 상승→코픽스 상승→주담대·신용대출 금리 상승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현재 연 4.510∼6.813%다. 1주일 전인 9월 23일(4.200∼6.608%)과 비교해 상단과 하단이 각 0.205%포인트, 0.310%포인트 올랐다. 변동금리의 지표금리인 코픽스가 이달 중순 또 인상되면 조만간 변동금리도 7%를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 신용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 역시 7%대가 머지않았다. 1주일새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연 4.903∼6.470%에서 5.108∼6.810%로 인상되면서 4%대 금리가 사라졌다.
이미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지난달 30일 기준 연 4.730∼7.141%로 7%대를 찍었다. 1주일 전인 9월 23일(4.380∼6.829%)과 비교해 상단이 0.312%포인트(p), 하단이 0.350%포인트 높아졌다.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의 지표로 주로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가 미국과 한국의 예상보다 빠른 긴축 전망 등의 영향으로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