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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SK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대만에서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 겸 이사회 의장(회장) 등 대만 IT업계 주요 인사들과 만났다. 웨이 CEO는 지난 4일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 의장에 공식 선임되면서 회장직을 겸하게 됐다. 지금까지는 모리스 창 창업자가 2018년 6월 경영에서 공식 퇴진한 이후 류더인 회장과 웨이 CEO가 공동으로 회사를 이끌어 왔다. 올해 주총을 계기로 TSMC는 ‘웨이저자 1인자 체제’가 공식화한 것이다.
최 회장은 이번 자리에서 “인류에 도움 되는 AI 시대 초석을 함께 열어가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SK하이닉스와 TSMC의 협력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000660) 사장도 회동에 배석했다.
SK하이닉스는 5세대까지는 베이스 다이를 비롯해 HBM의 모든 부분을 직접 만들었는데, GPU 위에 HBM을 수직으로 올리는 패키징 공법을 도입하는 6세대부터는 베이스 다이의 성능 개선을 위해 TSMC와 협업하기로 했다. 두 회사는 지난 4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현재 AI 가속기는 GPU와 HBM을 바로 옆에 수평으로 붙이는 패키징 기법을 쓰고 있다. 이때 베이스 다이는 말 그대로 받침대 역할을 한다. 그러나 GPU와 HBM이 사실상 한몸이 되는 6세대부터는 베이스 다이의 역할이 더 커진다. GPU와 HBM 사이에서 데이터가 오가는 속도와 효율을 더 높이려는 목적으로 베이스 다이가 약간의 연산을 직접하는 식으로 진화해야 해서다. SK하이닉스는 이같은 협력을 바탕으로 내년부터 HBM4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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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동은 최 회장의 AI 반도체 광폭행보의 연장선상에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 12월 당시 ‘슈퍼 을(乙)’로 불리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생산기업인 네덜란드 ASML 본사를 찾아 SK하이닉스와 기술 협력 방안을 끌어냈다. EUV용 수소 가스 재활용 기술과 차세대 EUV 개발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번 웨이 회장과 미팅이 이혼 항소심 판결 이후 첫 공식 해외 출장이라는 점도 관심사다. 그는 지난 3일 “개인적인 일로 SK 구성원과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면서 “엄혹한 글로벌 환경 변화에 대응하며 사업 경쟁력을 제고하는 등 그룹 경영에 한층 매진하고자 한다”고 판결에 대한 공식 입장을 냈다. 재계에서는 ‘본업에 더 충실하겠다’는 메시지를 사흘 만에 경영 행보로 몸소 보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의 행보는 한국의 AI, 반도체 산업과 SK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