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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보수’이념을 당의 정체성에 포함시키느냐 여부를 두고 국민의당·바른정당 출신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양 당 출신의 이질감 극복도 시급한 과제다. 내부 정비에 실패할 경우 자유한국당에 흡수되거나 분당(分黨)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원내 3당 바른미래당의 독자 생존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동철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바른미래당 비대위는 18일 오전 서울 동작 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오신환·채이배·김수민 의원과 이지현 바른정책연구소 부소장 등 40대 이하 젊은 인사를 중심으로 비대위를 꾸렸다. 이후 19~20일에 걸쳐 ‘국회의원·비상대책위원 워크샵’을 다녀올 계획이다. 당이 처한 상황을 냉철히 파악하고 결속을 도모한다는 취지에서다.
바른미래당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정체성 확립’이다. ‘보수’를 둘러싸고 국민의당·바른정당 출신의 근본적인 입장 차를 좁히는 게 화학적 결합의 전제조건이다. 현재 국민의당 출신은 ‘중도’, 바른정당 출신은 ‘개혁 보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남북관계 등 주요 현안마다 양 측의 시각차가 드러나며 ‘화학적 결합’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지도부 간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김동철 비대위원장은 15일 간담회에서 “정작 국민들은 보수·진보에 대해선 관심이 없다”며 “실용적인 입장에서 실사구시하면 된다”고 했다. 보수·진보에 관계없이 ‘중도·실용정당’에서 당의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다.
이같은 노선 투쟁은 결국 차기 당권 경쟁과 맞물릴 것으로 보인다. 당장 다음주에는 원내대표를 선출하고 오는 8월 전당대회가 예정돼 있다. 이에 당권을 둘러싸고 국민의당·바른정당 출신의 보이지 않는 주도권 다툼이 예상된다.
바른미래당이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하고 지금과 같은 애매한 ‘원내 3당’으로 남을 경우 다가올 야권 정계개편에서 주도권을 놓칠 공산이 크다. 한국당에 흡수되거나 분당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경우 차기 총선까지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