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6.13]선거 막판 '욕설' '스캔들' 파문..이재명 흔들릴까

선거기간 내내 독주 체제 굳건히 유지했지만
1·2차 TV토론서 터진 여배우 스캔들로 '위기'
암흑의 엿새 간 희박하나 '대역전극' 가능성
추미애·김성태, 10일 나란히 경기 지역 방문
  • 등록 2018-06-10 오후 5:27:00

    수정 2018-06-10 오후 5:27:0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와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한 상대 후보들의 네거티브 파상 공세가 경기지사 선거판을 뒤흔들고 있다. 이 후보는 6.13 지방선거 내내 압도적인 우위를 지켜왔지만 이제는 안심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욕설과 여배우 스캔들 등 사생활 논란이 점입가경식으로 이어지면서 이 후보에 대한 견고한 지지층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다.

TV토론에서 시작된 ‘여배우 스캔들’ 선거 막판 최대 변수

적게는 50%대에서 많게는 60%대까지 지지율 고공행진을 하던 이 후보에게 위기가 찾아온 것은 TV토론이었다. 김영환 바른미래당 후보가 두 차례 TV토론에서 이 후보를 향해 여배우 김부선씨와의 스캔들 의혹을 제기했고 작가 공지영씨와 김씨 본인이 가세하며 선거 막판 최대 이슈로 등극한 까닭이다. 김 후보는 TV토론 직후 김씨로부터 건네받은 카카오 톡 메시지, 사진, 내용증명 등을 공개하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급기야 김씨가 최근 주간동아를 통해 ‘김부선이 거짓말쟁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상식적인 사람은 다 알 거라 생각했다’는 심경을 밝히고, 이 후보를 상대로 준비한 고소장을 제시하면서 상황은 더 심각해졌다. 고소장에는 “피고소인(이 후보)은 고소인이 한때 사랑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보호하기 위해 일부러 피고소인과 사귄 적이 없다고 주장하였는데 ‘허언증 발언’ 등 거짓말을 계속해 명예를 훼손당했다”는 주장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는 욕설 논란 당사자인 이 후보 형수를 전면에 세우며 이를 재점화했다. 이 후보 형수 박인복씨는 김 후보 주선으로 지난 8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을 열고 이 후보 주장과 달리 “인사청탁이나 이 후보 어머니 폭행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이 와중에 욕설 음성파일을 당 홈페이지에 게시한 것에 대해 ‘공공의 이익과 관련,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어 선거법에 위반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중앙 선관위의 판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7일 이후 이 후보를 둘러싼 의혹이 증폭돼 민심 이반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아직까지는 이 후보와 2위인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 간 격차를 고려할 때 결국 이 후보가 승리를 할 것으로 내다보는 분위기다.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할 수 없는 이른바 ‘깜깜이 기간’ 직전인 지난 6일과 7일 집중적으로 발표된 각 언론사의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낮게는 48.6%(방송 3사), 높게는 60.2%(한겨레)에 이르는 지지를 얻었다. 남 후보는 18.9(한겨레)~33.1(중부일보)%의 지지도를 보여 모두 오차범위 밖에서 큰 격차를 보였다.

남경필, 이재명 지지 낮은 20대 표심 가져올 수 있을까

관건은 남 후보가 이 후보 표를 얼마나 뺏어올 수 있느냐에 달렸다. 남 후보 추격이 매섭지만 이 후보 지지층을 허물지 못하고 부동층 공략에 그친다면 잘 싸운 2위에 불과할 뿐이라는 분석이다.

특이한 점은 20대에서 이 후보 지지도가 유독 낮다는 것이다. 젊은 세대가 윗세대보다 이 후보가 연루된 각종 의혹에 민감하게 반응한 걸로 보인다. 일례로 KBS·MBC·SBS가 공동으로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경기 거주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19~29세 응답자 중 이 후보 지지율은 36.7%에 불과했다. 이어 남 후보 11.4%, 김 후보 0.4% 순이었다. 대신 ‘지지 후보가 없다’는 응답이 30.6%, ‘모르겠다’는 응답이 20.1%에 달했다. 다른 연령층에 비해 부동층 비율이 높다는 것이다. 남 후보가 20대 민심을 중심으로 이 후보에게 실망한 표심을 얻는다면 해볼 만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선거판세가 심상치 않자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마지막 주말인 10일 경기 지역을 훑으며 “쓸데없는 것 갖고 말이 많은데 도지사는 일하는 능력을 보면 된다”고 이 후보에 힘을 실어 줬다. 추 대표는 이날 경기 광주시 태재고개 로터리에서 선거지원 유세를 하며 “요새 우리 젊은 친구들이 자꾸 이상한 데 관심을 쏟고 있다. 1번과 2번 사이에 찍어서 무효표를 만들겠다고 한다”면서 “그렇게 어깃장 놓으면 안 되고 문재인 정부 1년 만에 치러지는 선거에 민주당 지지자는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도 이날 오후 추 대표가 훑은 경기 지역을 뒤따라 찾는 꼬리 물기 유세를 펼쳤다. 홍준표 대표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후보와 관련 “형수 쌍욕에 이어 친형 강제 정신병원 입원, 여배우와 15개월 무상불륜을 보면서도 이 후보를 경기지사로 찍어준다면 이건 정상적인 나라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더구나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거짓말을 거짓말로 덮는 파렴치를 보노라면 한편의 막장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라며 “지도자가 잘못할 수는 있지만 그러나 지도자는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에 대해서는 선거의 승패를 떠나 이번 사건에 대한 진상을 꼭 밝혀 파렴치한이 정치판에 발붙일 수 없게 조치를 반드시 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지사 선거가 네거티브 전으로 치달으면서 투표 포기층이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경기 지역 사전투표율은 17.5%로 대구(16.4%)와 부산(17.2%)에 이어 전국 17개 시도 중 세 번째로 낮았다.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영환 바른미래당 경기지사 후보가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한 배우 김부선씨 사과문 대필 의혹과 관련 “내일부터 침묵의 동조자 이름을 밝히겠다”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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