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생산성 향상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식료품 가격이 급등하는 이상 현상이 전세계에서 벌어지면서 전세계가 자칫 굶주릴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우유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는가 하면, 쌀·커피 값도 10년 만에 최고치다. 돼지고기 가격이 폭등하고 옥수수와 밀 가격도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이렇게 생존에 필수적인 식료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전세계가 1970년대 이후 처음으로 배고픔에 시달릴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확대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현지시간) 분석했다.
특히 이같은 급등세가 일회성이 아닌 장기적 추세로 인식되면서, 식량자원 확보가 각국 정부의 지상 최대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식품수입국 `먹거리 확보戰` 뛰어들어
선거와 민심에 몰린 각국 정부들은 먹거리 확보에 나섰다. 식품 수입국들은 수입물량을 늘리고, 식품 재고를 쌓는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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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에 놀란 멕시코는 또띠야 값 상한선을 정했다.
12월 총선을 앞둔 러시아 정부도 지난 15일 시중 식료품점을 상대로 연말까지 빵, 치즈, 우유, 달걀, 식용유 등 필수 식료품 가격 동결 합의를 이끌어냈다.
러시아의 이웃 국가 우크라이나는 옥수수, 보리, 밀의 수출 쿼터량을 정해 수출물량을 제한하는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1977년 `빵 폭동`을 경험한 이집트는 밀값 급등으로 제빵업체들에 보조금을 확대 지급하고 있고, 파키스탄은 밀 수출을 제한했다.
선진국도 예외는 아니다. 유럽연합(EU)은 곡물 과잉 공급을 우려해 농지의 10%를 묶어두었던 특별보호구역 제도를 중단했다. 영국도 지난 12월 정부 보고서에서 식품 안보에 우려를 표명하기 시작했다.
인플레이션, 특히 식료품값 급등이 정치적 문제로 비화되는 것은 순식간이란 점은 역사가 증명하는 진실이다.
그러나 생산성 향상에도 불구하고 식품의 수요와 공급 양쪽 모두 문제가 발생하면서, 식품 가격 진정은 각국이 발벗고 나서도 결코 쉽지 않은 문제가 됐다고 FT는 진단했다.
우선 친디아와 바이오연료 산업이 식품 가격 랠리를 견인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의 식품 소비가 급증하고 있고, 친환경 연료의 원재료로 옥수수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의 제프리 큐리에 상품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유럽이 농업 디플레이션을 수출하더니 이제는 농업 인플레이션을 수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바이오연료 산업을 육성하면서 농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선진국의 행태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미국과 EU가 바이오연료 수입 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곡물가 10년 랠리..`식품안보 지상과제로`
많은 경제학자와 식품업계 관계자들은 곡물가격 랠리가 10년동안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관련기사: 이젠 곡물도 `금값`..세계 음식대란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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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밀 수입량이 증가하고, 중국도 가축 사료용 곡물 수입을 늘릴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와 중국의 식용유 수요도 늘어날 전망.
바이오연료산업이 소비하는 옥수수가 오는 2010년에는 미국 옥수수 생산량의 3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식품 안보가 각국 정부의 지상과제로 떠올랐다. FAO는 내년에 소득이 낮은 식품부족국이 곡물 수입에 무려 280억달러를 쏟아부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지난 2002년보다 두 배로 늘어난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