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통운(000120)·한진(002320)·동부익스프레스(동부건설(005960) 물류부문) 등 국내 주요 물류(택배)업체들은 휘발유 가격을 뛰어 넘는 경유값의 고공행진으로 `고사(枯死)` 위기에 직면해 있다.
더구나 업체간 단가 경쟁도 치열한 상황이여서 업체들의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차량을 운행할수록 적자가 눈덩이처럼 쌓이고 있다는 자조섞인 말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고유가로 경영압박 가중..`죽을맛`
현재 국내 물류(택배)업체들이 원가에서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10% 내외. 하지만 자차(自車) 비중이 높은 일부 물류업체의 경우 유류비 부담은 최대 30% 정도까지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때문에 업체들이 직접 느끼는 경영 압박 강도는 상상을 초월할 지경이란 게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실제로 한진택배의 경우 경유 구입단가가 ℓ당 236원 가량 인상된 상황이며, 대한통운도 유류 구매 비용 인상분이 전년대비 40% 이상 늘어났다.
더구나 같은 운송업종인 항공이나 해운업계는 유류할증료 등을 통해 유가 상승을 일부라도 보전하고 있는데 반해, 물류(택배)업계의 경우 뚜렷한 유가 보전 시스템이 전무한 실정이다. 결국 고유가의 충격파를 물류업체 스스로 떠안아야 한다는 얘기다.
◇화물연대 파업도 `걱정거리`
당장 화물연대의 파업 예고도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이미 화물연대는 고유가 대책과 운송료 현실화에 대해 진전된 대책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상태다.
정부가 물류대란이란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화물연대와 협상을 벌이고는 있지만, 양측의 입장 차이가 워낙 커 파국을 피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만일 화물연대의 파업이 현실화 될 경우 물류업체들은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대부분의 물류업체는 화물 트럭을 자사 보유보다는 개인 차주와 따로 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실질적 대안 마련해달라"
사정이 이렇다보니 국내 주요 물류(택배)업체들은 차량 적재율을 높이거나 공회전을 줄이는 등 가능한 모든 대책을 동원해 유류비 절감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관련업계는 항공업계의 유류할증료와 같은 유가상승을 보전할 수 있는 대책 마련과 운송료 현실화 등을 주장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물류업계가 겪고 있는 어려움은 엄살을 부리는 게 아니라 엄연한 현실"이라며 "정부가 현재의 물류업계 상황을 조금이라도 이해해주고 그에 따른 현실화된 대안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육상물류업은 내수산업이라는 이유로 그간 정부 정책에 있어 소외받는 느낌이었다"며 "정부가 이제라도 원가 상승분을 조금이라도 상쇄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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