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조류 인플루엔자 감염 젖소 잇단 폐사…식용 고기서도 발견

미 5개주서 조류독감 감염으로 다수 폐사·도살
면역력 약화해 폐렴·소화기 문제 등 2차 감염
식용 소고기에서도 바이러스 발견돼 공급 금지
미 식약청 "소고기 익혀 먹으면 괜찮아"
  • 등록 2024-06-07 오전 11:34:43

    수정 2024-06-07 오후 1:37:58

[이데일리 조윤정 인턴 기자] 미국 5개주(州)에서 젖소 수 십마리가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돼 폐사하거나 도살당했다.

미국 일리노이주 농장에 젖소들이 인식표를 달고 서있다. (사진=로이터)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농무부(USDA)와 학계 전문가들은 이날 사우스다코타, 미시간, 텍사스, 오하이오, 콜로라도 등 5개주에서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젖소들이 2차 감염으로 폐사하거나 증상을 회복하지 못해 도살 처분을 당했다고 밝혔다.

농무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말부터 10개주에 걸쳐 80마리 이상의 젖소가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됐으며, 이후 2차 감염이 진행됐다. 젖소들이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원인은 농부들이 오랫동안 바이러스에 감염된 가금류를 도태한 탓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미 농무부 대변인은 “조류인플루엔자로 죽은 젖소는 소수이며 대부분은 회복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젖소들이 죽었는지 정확한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또 젖소를 키우는 데에 닭이나 칠면조 등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이번 사태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농장 벨트에 더 큰 경제적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장 대응을 위해 꾸려진 각 주의 수의사, 농업 관계자, 학자 등은 조류인플루엔자로 젖소들의 면역 체계가 약화하면서 2차 감염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젖소들은 우유 생산량 감소, 소화 문제, 발열, 식욕 감소 등을 겪고 있으며, 일부는 목숨을 잃거나 회복하지 못해 농부들이 도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우스다코타 주립대학교의 교수이자 수의사인 러스 데일리는 “한 가지 질병으로 소가 아프면 도미노 효과로 폐렴이나 소화기 문제 같은 다른 질병이 함께 발생한다”며 “1700마리의 젖소를 키우는 낙농업체가 조류인플루엔자를 회복하지 못한 소 12마리를 도축장으로 보냈고, 이후 12마리가 2차 감염돼 죽였다”고 말했다.

필 더스트 미시간 주립대학교 교수는 “미시간주의 한 농장에서는 감염된 소 200마리 중 약 10%가 회복에 실패해 폐사했다”고 전했다. 미시간주는 가장 많은 젖소가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곳으로, 이 지역에선 조류인플루엔자 감염이 의심되는 낙농업 종사자 3명 가운데 2명에게서 인체 감염 사례까지 확인됐다고 로이터는 부연했다.

한편 식용 소고기에서도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지난달 미 농무부는 육류용으로 도살될 예정이었던 젖소 한 마리에서 조직을 채취한 결과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입자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해당 고기는 공급이 금지됐다. 이와 관련, 미 식약청은 소매점에서 수거한 다진 소고기 표본에서는 바이러스 입자가 발견되지 않았으며 “실험 결과 다진 소고기를 미디엄 또는 웰던으로 익히면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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