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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지·한강공원 등 나들이객들로 붐벼
이날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월드에는 자녀를 동반한 가족과 데이트를 나온 연인들로 북적거렸다. 개장 전 매표소 앞에는 입장권을 사기 위해 긴 대기줄이 만들어졌다. 매표소마다 10여 명이 입장권을 사기 위해 줄을 섰다. 낮기온이 20~29도에 달하는 더운 날씨 탓에 시민들은 반소매와 반바지 같은 가벼운 옷차림이었다.
경기도 일산에서 왔다는 최모(36·여)씨는 “지난 9일에 투표를 이미 했다. 평소 정치에 큰 관심은 없었는데 아이가 생기고 나서 관심이 많아졌다”며 “주변의 아이 엄마들도 거의 다 투표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왕십리에서 왔다는 이모(21·여)씨는 “친구 2명과 사전투표를 마치고 선거날에 다같이 롯데월드에 놀러오기로 미리 약속을 했었다”며 “주말보다 지방선거일이 상대적으로 덜 붐빌거 같았지만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서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젊은 세대 투표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 같다”며 “투표율을 높이는 게 우선인 것 같아 주변 친구들에게 투표하라고 독려했다“고 전했다.
인사동거리도 상점들이 모여 있는 골목과 카페를 중심으로 발 디딜 틈 없었다. 경기도 파주에 사는 대학생 김모(23·여)씨는 “사전투표일에 집근처에서 투표를 하고 친구를 만나러 왔다”며 “주변 친구들도 연락을 해보니 모두 사전투표를 하고 집에서 쉬거나 여행을 갔다”고 전했다.
“마음에 드는 후보 없어 투표 포기”
선거일에도 출근을 하거나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투표를 하지 않은 시민들도 있었다.
인사동 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김모(25·여)씨는 “사전투표 날에도 일을 해 투표하지 못했다”며 “주소지가 서울이 아니어서 사전투표 날에 해야 했지만 아르바이트 대타를 구할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한강공원에 자전거를 타러 나온 강모(54·남)씨는 “투표하지 않았다”며 “나는 보수 성향이 짙은데 이번 선거는 이길 수 없는 싸움이라고 느꼈다. 사실 보수 후보들도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다”고 전했다.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현행 규정상 외국인이더라도 우리나라의 영주권을 받은 지 3년이 지나면 지방선거에 한해 투표할 수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영화관을 찾은 중국동포 김모(31·여)씨는 “영주권을 받고 산 지가 4년째다. 하지만 나한테 투표권이 있는 줄 몰랐다”며 “이 때문에 그동안 선거에 큰 관심이 없었다. 외국인들도 투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널리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후 4시 기준 투표율은 53.2%다. 전체 유권자 4290만7715명 중 2283만6413명(잠정)이 투표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