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대란설`속 낙관론 고개..원칙대응 힘받나

  • 등록 2003-05-26 오후 3:42:45

    수정 2003-05-26 오후 3:42:45

[edaily 안승찬기자] 시장으로부터 잇달아 제기되는 카드대란 우려에 대해 금융감독당국이 `설`에 그칠 것이며 정부차원의 지원은 없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이정재 금감위원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시장이 요구하는 정부차원의 지원은 카드사들의 자체적인 경영정상화 노력을 저해할 수 있다며 기관투자가들의 모럴해저드 가능성에 일침을 놨다. 금감원이 시장의 요구에 대해 원칙적이고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것은 현재 진행중인 자본확충 노력과 단기 카드채의 장기전환 등의 방안이 실행될 경우 대란설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는 인식 때문이다. 기관투자가들이 겉으로 대란설을 흘리며 정부개입을 압박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매수타이밍을 저울질하는 등 낙관적인 전망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는 판단도 배경이 되고 있다. ◇`대란설`속 `고수익 메리트`주장도 제기 한 증권사는 내부자료를 통해 카드사들의 유동성 위험이 완화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하반기부터 연체율 하락과 흑자전환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는 등 시장회복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체율의 경우 상반기까지 상승하다가 하반기 정점에 이른후 안정될 것이며 연체율 안정외에 수수료 인상과 비용절감 등을 통해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카드사들이 유동성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거액의 유휴자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ABS발행이나 상각자산 매각 등으로 추가적인 자금조달이 가능하다는 것이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카드사별 가용자금(크레디트 라인 포함)은 LG카드(32710) 2조4000억원, 삼성카드 1조8000억원, 국민카드과 우리카드 각 1조3000억원, 현대카드와 외환카드 각 6000~7000억 정도로 추정됐다. 6월말 기준으로 적기시정조치를 받을 카드사도 거의 없을 것이라는 게 증권사의 판단. 조정자기자본비율 8%는 유상증자나 후순위채 발행 등으로 기준선을 넘길 것이며, `1개월이상 연체율 10%이상/최근 1년간 순이익 적자`인 경우 적기시정조치 대상이 되지만 대손상각과 부실채권매각, 대환처리에 의한 연체율 축소 등의 방법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7월 이후 카드사에 대한 만기연장이 이뤄지지 않고 신규자금조달이 전혀 안된다고 하더라도, 현재 가용자금과 자본확충액으로 최소 9월까지, 규모가 적은 일부 카드사들의 경우 12월까지 차입금을 순상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카드사의 경영정상화가 하반기에 이뤄진다면 현재 BBB+와 BBB의 중간에 해당하는 수익률은 매우 높은 수익률이라고 평가했다. ◇시장차별화 유도..은행, 카드인수 가능성 변수 이정재 금감위원장은 최근 카드문제 관련한 감독당국의 입장을 분명하게 전달했다. 그는 "우리의 스탠스는, 6월말까지 만기연장 조치 등이 작동하는 동안 카드사들이 할 일을 충실하게 해서 시장신뢰를 빨리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라면서 "시장에서는 정부가 대책을 만들어 안정시키는 게 좋겠다며 대란설 등으로 개입을 바라지만 현 상황에서 개입할 생각이 없다"고 못박았다. 카드채 문제가 대란으로 번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시장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지만 당국이 불개입 및 지원불가 원칙을 밝힌 것과 관련, 정부가 이미 카드사의 펀드멘털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굳힌 것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시장에서 카드채들에 대한 차별화가 일어나고 있어 일부 시장의 불신을 받고 있는 카드사들의 경우 퇴출 등이 불가피하겠지만 대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 "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은 20~30% 미만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규 카드채와는 달리 신용보강이 이뤄진 ABS의 경우 발행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카드 유동성 위기에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달들어 국민카드가 6일 3000억원, 우리카드가 9일과 12일 총 7300억원을 발행한데 이어 LG카드가 23일 6500억원을 발행했다. 국민카드는 오는 27일 5000억원 규모의 ABS를 추가로 발행할 예정이다. 물론 상반기 카드사들이 유동성 위기를 넘긴다고 하더라도 시장의 적극적인 차별화가 진행될 경우 1~2개 카드사가 하반기이후 퇴출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시장과 감독당국의 생각이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정부개입없이 경영정보를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금리차를 두고 차환을 유도하는 현재의 대응으로도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차별화가 이뤄질 것"이라면서 "하반기이후 퇴출되는 카드사가 생길 경우 카드사업 진출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국내외 은행쪽에서 인수하는 방식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자료에서는 국민카드가 합병될 경우 카드사 관련차입금의 17.5%인 15.4조가 축소되고, 조달 코스트가 낮은 은행계 카드가 시장선도업체로 전환되면서 전업계 카드사가 은행으로 복귀하거나 합병하는 움직임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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