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권 리서치센터를 이끌고 있는 조홍래 전무(사진)는 24일 세계증시가 동반 급락한 지난 한주 뉴욕과 런던을 방문한 결과 현지 뮤추얼펀드와 헤지펀드 관계자들은 한국증시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보여줬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선 외국인들은 가계부채나 카드대란과 같은 시스템 리스크가 줄어들고, 기업이익의 변동리스크가 감소하는 등 소위 `리스크 축소` 에 힘입어 국내증시가 장기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국인들은 특히 한국증시가 조만간 이머징 마켓의 최상단 밸류에이션까지 상승한다는 논리에도 수긍했다고 말했다. 주가수익비율(PER) 기준으로 12.5배에서 13배 정도로 보면 현재 대비 20% 정도의 상승여력이 있다는 것.
조 전무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정치상황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며 "올해 정치 일정은 물론이고 2007년 대선에 대해서도 궁금해하는 투자자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국내증시 섹터와 관련해선 외국인들은 대체적으로 은행을 비롯한 금융주와 기술주(Tech) 등이 시장흐름을 상회(Outperform)할 것으로 보고 있는 반면 인터넷,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등은 당분간 좋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고 전했다.
소비재 주식에 대해선 추가 상승 전망과 이익 실현 욕구가 공존했고, 자동차를 비롯한 조선 등 산업재의 경우엔 실적전망에 보다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 전무는 "최근 국내증시 급락은 어느정도 예견됐다"고 밝혔다. 작년 11월 이후 조정없는 과열 상승이 이어지면서 기술적으로 언제라도 조정이 발생할 가능성이 잠재해 있었다는 설명이다.
국내기관의 고질적인 모멘텀 투자패턴도 한 몫 했다고 지적했다. 펀드수익률 관리를 위한 운용사들의 경쟁적인 매도가 하락을 부추켰다는 분석이다. 펀드의 경우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효과가 큼에도 운용사들이 단기 수익률에 너무 급급했다는 것.
조 전무는 그러나 "코스피는 여전히 저평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한국증권 애널리스트의 종목별 목표가격을 종합해 환산할 경우 코스피 지수는 1600선이 나오고, 해외시장과 상대비교한 적정 PER 12배를 적용해도 1600선이 가능하다는 것.
펀드운용사들이 최근 현금비중을 늘리는 과정에서 주가 하락이 커졌지만, 운용사들로선 늘어난 현금으로 다시 주식을 매수할 여력도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증시는 기술적 의미가 중첩돼 있는 1300선 전후가 지지선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향후 1개월 정도 조정을 거친 후에는 상반기 1500포인트, 하반기 1600포인트에 도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