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주식시장이 숨고르기에 나섰다. 거래소시장은 나흘째 오름세를 탔지만 완급을 조절하는 모습을 보인 반면 코스닥과 선물시장은 살짝 고개를 숙이며 조정을 받았다. 그러나 주가가 오른쪽이나, 떨어진 쪽이나 등락폭은 아주 미미했다.
8월의 첫 주말인 3일 종합주가지수는 1.23포인트(0.22%) 오른 568.69포인트를 기록했고, 코스닥지수는 0.14포인트(0.20%) 내린 70.59포인트로 마감했다. 선물지수도 0.30포인트(0.43%) 떨어진 69.70포인트로 마무리했다.
그러나 주간 단위로는 모든 시장이 오름세를 탔다. 거래소시장은 지난주(7월31일~8월3일) 5.09%(27.55P)의 지수상승률을 나타냈고, 코스닥과 선물은 각각 4.62%(3.12P)와 4.42%(2.95P)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은 주봉 그래프상으로 2주 연속 양봉을 그려냈다.
그렇다면 새로운 한 주간(8월6일~10일) 주식시장도 이같은 상승 무드를 이어갈수 있을 것인가. 과연 유동성을 바탕으로 전개됐던 "연초 랠리"와 종목장세가 펼쳐졌던 "4월 랠리"에 이어 한 여름 "8월 랠리"를 기대해도 좋을까.
이같은 물음에 대해 그 누구도 속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도 "된다. 안 된다"의 논쟁이 한창이다. 그러나 "된다"는 쪽도 자금유입을 전제로 말하고 있고,"안된다"는 쪽도 자신있게 말하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된다. 안 된다"는 이분법적 논리 보다는 한걸음 물러나 시장 전체를 조망해보는 유연함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570선이 갖고 있는 기술적 부담
종합주가지수가 오름세를 타고 있지만 연이틀 지수 570선에서 부딛쳤다. 지수 570선이 1차 저항선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지수 570선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까. 증권업계의 한 시황팀장은 570선이 갖고 있는 몇가지 의미로 ▲우선, 지난달 9일에 발생한 하락 돌파갭이 놓여 있고 ▲둘째, 지난달 13일 나타냈던 장대음봉의 상단 지수대란 사실 ▲그리고 120일 지수 이평선과 맞닿아 있는 지수대라는 점을 꼽았다. 기술적 변수들이 똘똘 뭉쳐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상당한 저항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부담스러운 요인에도 불구하고 570선이 의외로 쉽게 돌파될 여지도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4~5월 상승랠리의 고점을 형성했던 5월29일부터 최근 저점을 확인한 7월23일까지의 누적 매물대를 분석하면 지수 560~580선 사이의 거래비중이 1.8%에 불과해, 570선은 일종의 매물 공백대와 다름없기 때문이란 이유에서다.
하지만 570선을 넘어선다 하더라도 전체 거래량의 70% 이상이 포진된 580선 이후의 매물부담을 해소하기에는 당장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문제는 수급이다. 아무리 강력한 저항선이라 할지라도 수급측면에서 체력이 뒷받침만 된다면 상향 돌파는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당장 수급개선을 기대하기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외국인의 외끌이 매수세로만으론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 매수강도 주목
시장의 주역은 외국인이다. 그러나 외국인의 매매강도가 둔화되고 있는 모양세다. 외국인은 지난 ▲1일 2364억원을 순매수한 뒤 ▲지난 2일 1533억원, ▲그리고 3일 708억원 등으로 매수강도를 낮추고 있다.
그리고 공격적으로 사들였던 선도 은행주에 대해 차익 실현에도 나섰다. 외국인은 이날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을 각각 110억원(58만주) 어치와 27억원(8만4000주) 어치를 팔아치웠다. 외국인의 매도타깃이 됐던 이들 종목은 결국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국민은행은 150원(0.78%)이 떨어진 1만9000원, 주택은행도 300원(0.93%)이 하락한 3만2000원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또 주초반 사흘연속 사들였던 하이닉스 반도체를 연이틀 매도했고, 하루전 팔아치웠던 현대차는 이날 다시 87억원 어치나 순매수했다. 포철과 한국통신 SK텔레콤 등은 최근 팔았다, 샀다를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527억원 어치 사들이면서 8일째 순매수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기조적인 매수세는 삼성전자 뿐인 셈이다.
◇은행주 행배 주목할 때
이날 은행업종지수는 131.23포인트로 하루전과 변함이 없었다. 종목별로도 국민과 주택, 신한은행 3종목만 하락했고, 8종목이 오름세를 탔다. 은행의 대장주들이 살짝 고개를 숙였지만 은행주의 기조는 여전히 살아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업종지수의 단기 골든크로스 상태가 유지되고 있고, 중기 골든크로스의 발생도 임박한 시점이다. 은행주 바람몰이의 주역인 국민과 주택은행도 이날 약세를 보였지만 주가 이평선은 완전 정배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은행업종지수는 1천포인트를 넘어섰던 지난 89년 이후 10년 넘도록 장기 하향추세를 그려왔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최근의 주가상승에도 불구하고 가격 메릿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또 기준금리의 인하추세속에 은행권도 경쟁적으로 수신금리를 떨어뜨리고 있다. 미국의 경우 금리가 하락하는 국면에서는 어김없이 은행주가 올랐다는 분석도 귀담아 볼 얘기다.
문제는 현재 협상이 진행중인 대우차를 비롯 하이닉스와 현대투신 등 미해결 경제현안이 어떻게 실타래를 풀어낼 것이냐에 따라 은행주는 더욱 빛을 발할수 도, 반대로 몰락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다시말해 그동안 짓눌렀던 원죄(?)에서 벗어날 때만이 은행주도 자유롭게 날개짓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목할 지표와 정책변수들
최근 미국증시는 경기지표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탄력은 그다지 강한 모습이 아니다. 당장 3일밤 발표될 NAPM 비제업지수의 결과를 확인해 볼이다. 미국증시의 움직임은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갖고 있는 만큼, 당분간 줄지어 선 경기지표와 이에 따른 미극증시의 동향을 살펴볼 때이다.
특히 다음주 9일로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콜금리를 인하할 것인지, 아니면 다음달로 금리인하 논의를 넘길 것인지도 짚어볼 대목이다. 금리인하가 이뤄질 경우 수출부진에 따른 내수진작책의 일환으로 받여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8월물 옵션만기일인 9일을 전후해 시장의 급변동 가능성도 유념해 볼 일이다. 최근 옵션시장에선 "도 아니면 모"란 식의 투기적 매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기대감..필요충분 조건은 미흡
증시를 둘러싼 주변 환경은 아직 뚜렷하게 개선된 것이 없다. 수출지표의 둔화세와 경기실사지수의 악화 움직임 등 거시지표는 여전히 우리경제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경기문제는 국내뿐만이 아니라 글로벌화된 문제이기도 하다.
증시내 수급도 마찬가지다. 저금리기조에도 불구하고 시중자금의 증시 유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거의 꿈쩍도 않하는 상황이다. 시장을 이끄는 세력도 외국인 뿐이다. 기관과 개인은 매도에 치중하는 모습이다.
최근의 상승세는 전적으로 외국인에 의존하고 있고,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거시경제적 바탕과 수급과 재료, 그리고 제한된 매수주체 등을 감안할 때 상승을 위한 필요 충분조건은 미흡한게 현실이다. 과연 이같은 상황에서 "연초 랠리"와 "4월 랠리"에 이은 "8월 랠리"가 전개될 수 있을까.
기대감만으로도 랠리가 펼쳐지고, 증시가 살아나면서 자금시장의 선순환의 고리가 형성된다면 오죽 좋겠는가. 그러나 주신(株神)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2전3기를 허용할 것인가, 아니면 3전4기의 또다른 매치플레이를 기다리게 만들 것인가. 주신의 뜻이 확인되기 전까진 방향성 확인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증시포커스는 다음주(8월6일~10일) 한 주일동안 쉽니다. 많은 양해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