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하정민기자] 채권수익률이 폭락, 연중 최저지를 기록했다. 국고3년 2-4호는 지난주말보다 25bp 떨어진 5.45%를 기록했다. 2-4호는 전저점인 지난달26일의 5.52%포인트를 싱겁게 무너뜨리고 한때 5.43%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11월14일 5.25% 이후 8개월래 최저치다.
국고5년 등 장기물 및 경과물 하락폭도 지표물에 뒤지지않았다. 국고5년 2-2호, 2-5호도 25bp 가량 하락하며 5%대에 진입, 5.95% 부근까지 떨어졌다. 통안2년은 23bp 낮은 5.45%를 기록해 통안2년과 국고3년 수익률이 다시 역전될 가능성을 내포하고있다.
이날도 어김없이 국내외 주가하락이 채권시장 초강세를 주도했다. 미국발 금융대란론이 불안감을 더하면서 종합주가지수는 장중 720선 아래로 떨어졌다. 재경부가 증시안정대책을 내놓았지만 시장은 이를 차갑게 외면했다. 지난주말 미국 주식시장 폭락 및 채권가격 급등 소식은 이미 이날 랠리를 예고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지준일이 무색할 정도로 매수열기가 뜨거웠고 현물채권 공백이 선물시장 추가강세를 이끌기도했다. 달러/원 환율도 1165원대로 밀려 강세분위기를 뒷받침했다.
채권매수 욕구가 점점 커지면서 유동성이 풍부한 기관들은 눈에 불을 켜고 현물채권을 찾는 모습이다. 이날 실시된 외평채 5년물 7000억원 입찰에는 총 1조8200억원이 몰렸고 경과물인 1-10호 등도 매수세력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국채선물 9월물은 개장초부터 큰 폭 상승출발하며 단숨에 106포인트를 돌파했고 오후장 이후 상승폭을 더욱 키웠다. 스왑 관련 헤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국채선물 상승과 현물수익률 하락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강세를 이끌었다.
증권업협회가 고시한 이날 최종호가 수익률은 국고3년이 지난주말대비 25bp 낮은 5.45%, 통안2년이 23bp 낮은 5.45%, 국고5년이 25bp 낮은 5.95%, 회사채3년 AA-급이 22bp 낮은 6.39%, 회사채 BBB-급이 26bp 낮은 10.30%다.
◇시황
이날 국고3년 채권수익률은 지난주말 미국 주식시장 급락 영향을 받으며 개장초부터 20bp 가까운 하락세를 나타냈다. 국고3년 2-4호는 6월26일 종가기준 저점인 5.52%까지 하락했고 국고5년 2-5호도 6.01%까지 떨어졌다.
종합주가지수가 720선에서 추가하락을 제한받으며 소폭 반등하자 채권수익률 하락세도 잠시 주춤해졌다. 단기급락에 따른 부담감도 겹쳐 통안채, 국고 1-10호 중심으로 매물이 나오기도했다.
그러나 국채선물이 다시 상승하고 추가 금리하락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국고 2-4호는 다시 5.51%대로 밀렸다.
오후들어 국고 1-10호, 1-9호 등 경과물을 중심으로 다시 대기매수세가 유입됐다. 국고 2-4호는 5.50%를 하향돌파했고 선물시장에서는 손절성 환매와 스왑포지션 커버용 매수세가 득세했다.
이 와중에 한은이 "금리 급락에 대해 할 말이 없다"며 금리 추가하락을 용인하는 양상을 보이자 수익률 하락분위기는 정점에 다다랐다. 장기투자기관들이 외평채 5년물 입찰에 적극적으로 응찰했다는 소식도 매수세에 불을 질렀다.
국고 3년물은 한때 5.43%까지 떨어졌다. 오전보다 거래량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꾸준히 매수세가 유입됐다. 국고5년 2-2호, 2-5호는 5.94%부근까지 하락했고 1-9호는 4.48%, 1-10호는 4.93%까지 밀렸다. 통안2년은 5.48%까지 하락했다.
◇디커플링은 없다..서머랠리 오나
미국 주식시장 추가약세 전망이 커지면서 디커플링(decoupling) 에 의지하던 국내 주식시장은 정부 의지를 비웃기라도 하듯 하락세를 이어가고있다. 미국발 재료가 국내 채권, 주식시장을 좌지우지하면서 한국경제-미국경제, 주식시장-채권시장 간 디커플링은 없다는 의견이 늘어나고있다.
국민은행 최재형 스트레티지스트는 "전세계 경제가 상호간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우리 경제만 디커플링하며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이 신뢰를 상실한 후 신뢰회복이 쉽지 않듯 국가도 신뢰상실 후 회복하는데 많은 시간이 요구된다"며 "탈 미국자본이 미국 주식시장으로 돌아가기가 쉽지않다"고 지적했다. 또 "단기적으로 미 금융시장 불안이 좀더 이어질 것이며 우리 시장도 그 영향을 피해갈 수 없다"고 말했다.
증권회사 한 매니저는 "주식시장의 하락폭도 문제지만 상승추세를 완전히 이탈했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국내 채권시장에 서머 랠리(summer rally)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 오늘밤 미국 시장이 조금만 삐걱거려도 내일 국고3년은 5.4% 하향돌파를, 국채선물은 107포인트 상향을 시도할 판"이라며 "금리 하락에 대한 조정이 나타나겠지만 추세자체를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