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단 긍정적인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26일 북측 판문점 통일각에서 깜짝 2차 정상회담을 가지면서다. 그러자 6.12 북미정상회담 취소를 선언했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여전히 협상이 잘 되고 있다”고 화답했다. 과연 3주도 채 남지 않은 6.13 지방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여야 희비 엇갈려…2차 회담 “모두 환영”하지만 온도차
북미정상회담 성사 여부에 따라 여야의 희비도 엇갈렸다. 지난 24일 북미정상회담 취소 소식이 전해지자 자유한국당은 보란 듯 맹폭했고, 민주당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을 펼쳤다.
하지만 지난 주말 김정은 위원장의 제안으로 깜짝 2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렸고, 분위기는 180도 바뀌었다. 이에 대해 여당과 한국당을 포함한 야당은 모두 환영의 뜻을 표했지만 온도차는 컸다.
민주당은 “문 대통령의 중재노력으로 꺼져가던 평화의 불씨를 되살렸다”고 했고, 바른미래당은 “격식없는 남북정상회담의 사례를 만든 게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평화당은 “북미정상회담의 튼튼한 징검다리가 됐다”고 했고, 정의당 역시 “북미 양측 정상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번 긴장국면은 북미정상회담 성공을 위해 거쳐 가야 했을 산통이 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오작교가 된 문 대통령의 헌신적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트럼프도 6.12 정상회담이 바뀌지 않았다고 화답했다”고 추켜세운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한국당에 대해 “북미정상회담이 깨질 것 같으면 박수 보내고, 성사될 것 같으면 야유를 보낸다”고 일갈했다.
6.12 회담 또다시 삐걱하면 野 지지층 ‘결집’
전문가들은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북미정상회담 이슈는 여권에 보다 유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압도적인 여권 우위의 지방선거 분위기인 만큼 적지 않은 보수층이 투표를 포기할 것으로 예상되는 탓이다. 반면 여권 지지자들은 문재인 정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라도 투표장에 더 많이 나설 전망이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야권이) 대패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한데도,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며 “북미정상회담 이슈에 다 가려져 야당에서 이슈를 가져가지 못하면서 지금 분위기대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야권 지지층이 결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영석 정치평론가는 “문 정부가 외교를 잘해서 정치,사회, 경제가 무너진 것을 덮을 수 있을지 관심”이라며 “만약 북미정상회담이 취소된다면 문재인 대통령 실책과 맞물려 화난 보수층이 한국당에 표를 던지러 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같은 맥락에서 지역별로는 북미회담 성사 여부에 따라 영남지역 투표율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북미회담 취소가 변곡점이 됐지만 언제든 (북한이) 뒤통수를 칠 지 모른다는 생각이 남아 있어 보수층이 투표하러 나올 수 있다”며 “경남지역 김경수 후보에게는 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홍 대표는 이날 2차 남북정상회담이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을 묻자 “깜짝 정상회담은 아무런 내용이 없다. 곤경에 처한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위원장이 구해주는 형국”이라고 했다. 그는 앞서 강연재 노원병 국회의원 후보 사무소 개소식에서 “2차 남북정상회담은 문 정부의 지방선거용 쇼”라며 “지방선거가 끝나고 그것이 쇼로 밝혀져도 선거는 이미 끝난 상태다. 국민들이 냉정하게 현 상황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