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강종구기자] 미국 주식뮤추얼펀드가 올해 엉망인 성적표를 제출했지만 투자자들의 대량 환매사태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펀드평가회사 리퍼에 따르면 올해 미국 주식뮤추얼펀드들은 평균 21.7%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로써 투자자들은 2000년 이후 3년동안 33%의 원금을 까먹었다. 같은 기간 미국 S&P500지수는 43% 하락했다.
운용자산규모로 상위 150개 주식뮤추얼펀드 중 올해 이익을 낸 펀드는 단 2개에 불과했다. 그나마 이들 펀드는 주식비중을 줄이고 채권비중을 크게 늘린 펀드로 순수 주식펀드로 보기에는 민망했다. 또 다른 펀드평가회사인 모닝스타의 펀드애널리스트 러셀 킨넬은 "3년간 약세장이 이어졌을 뿐 아니라 올해는 지난 3년중에도 최악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주식뮤추얼펀드를 포기하지 않았다. 전체 주식뮤추얼펀드 자금은 연초 3조5500억달러수준에서 2조8000억달러로 21.3%가 줄었지만 이중 대부분은 투자손실로 인한 것이었다. 자금이탈 규모는 199억달러에 불과해 연초 자산규모의 1%도 되지 않았다. 러셀 킨넬은 "펀드투자자들은 증시의 가장 안정적인 투자세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펀드밖으로의 자금이탈은 거의 없었지만 펀드간 자금이동은 활발했다. 올해 자금이탈이 가장 많았던 펀드는 90년대후반을 호령했던 대형/성장주 펀드들이었다. 연초이후 수익률이 -28.3%를 기록한 가운데 278억달러의 순유출이 발생했다. 반면 대형/가치주 펀드로는 적지 않은 자금이 순유입됐다. 수익률은 -19.3%로 좋지 않았지만 잠재적인 주가상승여력이 높을 것이란 기대로 151억달러가 흘러들었다.
투자자들의 희망과는 달리 지난 3년간 잃어버린 원금을 회복하는 길을 멀고도 험할 것으로 보인다. 3년간 33%를 까먹은 펀드가 원금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50%에 달하는 수익률을 올려야 한다. 러셀 킨넬은 "증시가 1999년 수준으로 급등해야 가능한 일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