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IT서비스 결산]클라우드 전환 가속화…AI·협업툴도 각광

'디지털 전환' 코로나 사태 이후 사회·경제 화두로
대형 IT서비스 기업 저마다 디지털 전환 조력자 자처
클라우드 매니지먼트 역량 비롯 개별 솔루션도 강조
내년에도 경기 불확실…'디지털 뉴딜' 전망도 엇갈려
  • 등록 2020-12-23 오전 10:43:44

    수정 2020-12-23 오전 10:43:44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올해는 IT서비스 업계에 희망과 숙제를 동시에 안겨준 한 해였다. 코로나19가 기업의 디지털 전환 필요성을 부각시키면서 관련 시장이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과, 경쟁심화 및 기업 고객들의 경영상황 악화에 따른 위기감이 모두 높아졌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이 크게 부각됐지만, 기업 경영환경이 악화되면서 신규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진 않았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사진= 픽사베이)


코로나가 쏘아올린 ‘디지털전환’의 공

“우리는 2년 동안 일어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을 2개월 만에 경험했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정점에 달했던 지난 4월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가 한 말이다. 이는 올해 코로나가 기업들의 ‘일하는 방식’에 끼친 영향을 단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당연했던 출근이 불가능해지면서 자율근무와 원격근무가 강제로 시행됐고, 대면회의와 보고는 빠르게 화상회의와 협업툴로 대체됐다. 클라우드 전환이나 데스크톱 가상화(VDI)를 먼저 도입한 기업은 비용을 절약하고 상황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했으며, 각종 비대면 서비스는 일상생활 깊숙이 침투했다.

디지털 전환은 이미 수년전부터 IT업계의 화두였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사회·경제 전반의 키워드가 됐다. IT인프라를 통합·관리하는 IT서비스 업체들은 저마다 기업 디지털 전환의 조력자(인에이블러)가 되겠다며, 클라우드·인공지능·블록체인 등의 역량을 강조하고 있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클라우드 이제는 ‘왜’ 아닌 ‘어떻게’

특히 클라우드는 이제 선택이 아닌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클라우드는 데스크톱으로 대변되는 하드웨어(HW)가 아닌 가상의 공간에 있는 컴퓨팅 자원을 인터넷을 통해 필요한 만큼 활용할 수 있는 컴퓨팅 방식이다. 전산 자원을 아끼고 AI 같은 첨단 서비스 개발에 유용하다. 특히 물리적인 장소가 기기의 제약 없이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원격근무와 비대면 서비스 활성화 추세 속에 날개를 달았다.

보안이나 자체 규준 등의 이유로 클라우드 도입을 꺼려왔던 기업들도 이젠 클라우드 도입 여부가 아니라 방법론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클라우드 도입에 보수적이었던 금융권은 물론 통신·의료 분야 등이 대표적이다.

클라우드는 IT서비스 업계에도 중요한 화두다. 국내 대형 IT서비스 기업들은 자체 클라우드 역량으로는 그룹사 IT 인프라 전환이나 범용성 높은 솔루션을 만드는 데 주력하는 한편, 클라우드 매니지먼트에 집중하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나 마이크로소프트(MS)는 클라우드 전문 ‘공룡’ 기업들과의 정면승부가 사실상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프라이빗과 퍼블릭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는 물론 여러 클라우드 자원을 함께 쓰는 멀티 클라우드가 확산되는 추세와도 무관하지 않다. 다양한 클라우드 자원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선 이전과 관리 등 최적화를 위한 역량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기업 내부 정보를 활용한 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하는 클라우드 전환이 가속화 할수록 국내 IT서비스기업들과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간 협업은 다양한 방향으로 추진될 것이란 전망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원격근무와 화상회의는 빠른 속도로 확산됐다. (사진= 마이크로소프트)


올해 선방했지만 내년엔 기대반 우려반

수출과 내수 산업 모두 코로나19의 직격타를 피해 가지 못한 와중에 IT서비스 업계는 비교적 견고한 실적을 기록했다. 원격근무·강의와 비대면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인프라 역할을 하는 IT서비스에 대한 투자는 크게 줄어들지 않았고, 협업툴·인공지능(AI)·로봇자동화(RPA) 등 개별 솔루션도 주목을 받았다.

다만, 불황과 높은 불확실성 속에 기업들이 신규 투자를 꺼리면서 추진 중이던 사업이나 공공부문 외에는 성장동력이 없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는’ 모양새”라며 “관심은 높았지만 신규 투자나 새로운 사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내년에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디지털 뉴딜’에 대해서도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낙수 효과가 일어나 IT업계가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장밋빛’ 전망도 있다. 반면 조 단위 예산과 수십만개의 일자리를 약속했지만 구체적인 사업계획이나 중장기적인 목표가 불확실하고 파급효과가 공공부문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나온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달부터 새롭게 시행되는 소프트웨어(SW) 진흥법 전면개정안과 대기업 참여제한제도의 변화가 미칠 파장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어렵사리 통과된 제도 수정안이 그동안의 불공정한 관행과 비합리적인 규제를 발전적인 방향으로 개선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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