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오현 기자] 의료계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은 의사와 의대생들의 명단을 유포한 사직 전공의 정 모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뒤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은 채 법정을 빠져나갔다.
| 의료계 집단행동 불참 의사와 의대생 명단을 SNS 등에 게시한 사직 전공의가 20일 영장실질심사 후 서울중앙지법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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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0일 오전 스토킹범죄의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사직 전공의 정 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했다. 정 씨는 흰 셔츠와 검은 바지, 검은 모자 차림으로 이날 오전 10시 34분쯤 입정했다.
정 씨는 지난 7월 의료계 온라인 플랫폼인 ‘메디스태프’와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의료 현장에 남아있거나 복귀한 의료진의 명단인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여러 차례 게재한 혐의를 받는다. 이 목록에는 당사자들의 이름과 소속 의료기관, 학교 등 상세 정보가 포함됐다.
정 씨는 이날 1시간 30분 가량 심문을 받은 뒤 오후 12시께 법정을 나갔다. 재킷으로 얼굴을 가린 정 씨는 혐의인정 여부와 리스트 작성 이유 등을 묻는 취재진의 물음에 답하지 않았다. 목록에 있는 의사들께 죄송한 마음이 없느냐는 질문에도 대답하지 않았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는 지난 13일 정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법원이 만약 구속영장을 발부한다면 이는 의정갈등 상황 속 첫 구속 사례가 된다. 정 씨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르면 오늘 밤 결정될 전망이다. 검찰은 이 밖에도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하며 벌어진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파견된 공중보건의 명단을 유출한 의사 및 의대생 13명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한편 정부는 수사 당국과 협력해 병원에 복귀한 의료진과 학생들을 위협하거나 추가 복귀를 방해하려는 목적의 명단을 제작·유포하는 행위에 대해 엄중 처벌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