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은 21일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하여 매출액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임금체계 현황 및 개편방향’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기업 근로자 63.4%는 호봉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직무 성격 및 난이도에 따른 직무급을 받는 근로자는 18.5%, 근로자의 능력, 숙련 정도 등에 따른 직능급을 받는 근로자는 16.4%에 불과했다.
|
사무직 근로자는 직능급, 연구·기술직 근로자는 직무급이 가장 많았고 생산직과 판매·서비스직 근로자는 호봉급을 적용 받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사무직은 직능급 40.5%, 호봉급 38.4%, 직무급 20.9% 순이었고, 연구·술직은 직무급 49.6%, 호봉급 31.8%, 직능급 18.4% 순으로 조사되었다. 반면 생산직은 호봉급이 95.1%로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판매·서비스직은 호봉급 65.5%, 직무급 18.3%, 직능급 6.8% 순으로 나타났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 중 단일한 임금체계를 도입한 곳은 57.5%였고 2개의 임금체계는 39.2%, 3개의 임금체계는 3.3%로 각각 나타났다.
단일 임금체계로 호봉급만 운영하고 있는 곳이 전체 응답기업 중 42.5%로 가장 많았고 ‘호봉급+직능급’은 22.5%였다. 직능급만 도입 중인 곳과 호봉급+직무급 2개를 도입한 곳은 각각 8.3%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최저임금의 시급기준에 주휴시간을 포함토록 하면서 기업들도 임금체계를 개편했거나 개편을 검토중인 것이 많았다”며 “이유는 인건비 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한경연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최저임금 기준시간 수를 확대하도록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일부 고임금·대기업 근로자도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사례가 발생했다”면서 “최저임금 위반을 피하려면 격월이나 분기로 지급되는 정기상여금을 매월 지급되도록 변경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노조가 매월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주요 대기업 중 67.5%는 올해 임금체계와 관련하여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항으로 ‘성과 중심 보상체계 확대’를 꼽았다. 아울러 △임금 연공성 완화(23.3%) △임금 구성 항목 간 통폐합·간소화(23.3%) △업무의 중요성·난이도를 임금에 반영(22.5%) 등이 뒤를 이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고임금인 대기업마저 최저임금 때문에 임금체계를 개편했거나 개편을 검토 중”이라며 “절반이 넘는 기업들이 인건비 부담을 느끼는 실정을 감안하면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중 무역전쟁 심화, 일본 수출 규제 등 대외환경 악화로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호봉급 위주의 임금체계에서 생산성에 기반한 직무·직능급 위주로 개편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