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서 출근 못한다고 거짓말해야 하는데"...尹 체포 찬반 집회 계속

  • 등록 2025-01-06 오전 11:15:00

    수정 2025-01-06 오전 11:15:00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유효기간 만료일인 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 모인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체포영장 집행 관련 업무를 경찰에 일임했다는 소식을 접하자 환호했다.

이들과 불과 몇백 미터 떨어진 곳에서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 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 측 참가자 수십 명은 은박 담요를 두른 채 농성을 이어가면서 ‘키세스 시위대’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사진=유튜브 채널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영상 캡처
이날 오전 대통령 관저에서 약 100m 떨어진 한남초등학교 앞에선 보수단체 회원들이 모여 애국가와 군가를 부르며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었다. 인근 루터교회 앞에서도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단체를 중심으로 체포 반대 밤샘 집회가 열렸다.

현장에 공수처가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관련 업무를 경찰에 일임했다는 보도가 전해지자 이들은 “이겼다”며 환호했다.

무대에 오른 한 남성은 “공수처의 포기 선언”이라며 “우리 힘으로 공수처를 꺾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유효기간 마지막 날인 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 관련 경찰 일임 기사’를 접한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윤 대통령 체포를 촉구하는 측도 체포영장 집행이 불발된 지난 3일 이후 관저 인근 일신홀 앞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

무대에는 시민들이 한 명씩 올라 ‘자유 발언’에 나섰고, 그 가운데 머리부터 담요를 뒤집어쓴 한 여성이 눈길을 끌었다.

자신을 “하루 12시간씩 일하는 노동자”라고 밝힌 그는 “사실 오늘도 새벽에 출근해야 하는데, 아파서 출근 못 하겠다고 거짓말해야 하는데 제가 거짓말을 못한다”며 발언을 이어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들은 밤샘 시위 중 눈보라를 피하지 않았고, 주변 성당과 미술관은 몸을 녹일 공간과 화장실을 내줬다.

6일 서울 용산구 윤석열 대통령 관저 앞에서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과 김기현 의원이 논의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편, 체포영장에 반대하는 국민의힘 김기현, 나경원, 윤상현, 조배숙, 박대출, 김석기, 김정재, 이만희, 임이자, 권영진, 유상범, 이인선, 강승규, 박성훈, 임종득 등 의원 30여 명은 이날 오전 관저 앞에 집결했으며 일부는 관저 안으로 향했다.

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 한남대로에서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 대개혁 비상행동’ 참가자들이 철야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뉴스1)
관저 진입로에는 경찰 바리케이드가 처져 있고 통행도 전면 차단됐다.

“영장 집행 협조는 직무유기”라고 못 박은 대통령 경호처는 사흘 전 1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 차벽 등으로 저지선을 만들었는데, 주말 사이 관저 진입도로 주변에 원형 철조망을 추가 설치하는 등 관저 내부를 요새화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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