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 ‘6823시간’ 베테랑.. “끝까지 최선 다했을 것”

‘제주항공 참사’ 여객기 조종한 A씨
공군 출신 6823시간 비행한 경력자
동료들은 “안전에 타협 없던 동료” 평가
  • 등록 2024-12-31 오후 2:06:31

    수정 2024-12-31 오후 2:15:11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 당시 사고 여객기를 조종한 기장은 6800시간이 넘는 비행 경력을 보유한 공군 출신 베테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국토교통부와 제주항공 등에 따르면 제주항공 참사 여객기 7C2216편을 조종한 기장 A(45)씨는 기장 경력 5년차로 확인됐다.

29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탑승객 181명을 태운 여객기가 착륙 중 활주로를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인근 주민들이 사고 현장을 바라보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공군 학사장교 출신인 A씨는 2014년 제주항공에 입사해 2019년 3월 부기장에서 기장으로 승급했다.

A씨의 총 비행시간은 6823시간으로, 지난 5년간 기장으로 비행한 시간은 2500시간 정도다. A씨와 함께 조종석에 앉았던 부기장 B(35)씨도 총 비행시간이 1650여 시간으로 부기장이 된 지 1년 10개월이 지난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안전법상 상업용 여객기의 기장이 되려면 최소 500시간의 비행 경력이 있어야 한다. 제주항공의 경우 부기장으로 3500시간을 비행하고 기타 필요 요건을 갖췄을 때 기장으로 승급할 수 있다.

제주항공 입사 전 비행교관으로도 일한 A씨는 동료들 사이에서 평소 비행 실력이 좋다는 평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동료들은 그를 “안전에 대해서는 타협 없던 동료”, “급박한 상황에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을 사람”으로 기억했다.

29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탑승객 181명을 태운 여객기가 착륙 중 활주로를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소방 구급대원들이 사고 수습작업을 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국토부는 사고기 조종사들의 경력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 “사고 조종사의 과실 여부도 조사 대상인 건 맞지만 자격 요건 미달 의혹과 같은 근거 없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서 경력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9일 오전 8시 54분 제주항공 7C2216편은 무안공항 관제탑에 착륙 허가를 요청했다. 이에 관제탑은 3분 뒤인 8시 57분 ‘조류 이동 주의’ 조언을 전달했다.

이후 2분 뒤인 59분 조종사는 위급상황을 알리는 ‘메이데이’를 3번 선언한 뒤 “버드 스트라이크, 버드 스트라이크, 고잉 어라운드”라고 통보했다. 이는 조류 충돌로 인해 다시 착륙하겠다는 뜻이다.

오전 9시 다시 이륙한 A씨는 01번 활주로 방향이 아닌 반대 방향인 19번 활주로 방향으로 착륙하겠다고 관제탑에 알렸다.

랜딩기어가 펴지지 않은 채 활주로 북쪽 끝에서 1200m 지점에 내려앉은 기체는 활주로를 따라 미끄러지다 남쪽 끝에 있는 착륙 유도 안전시설과 시멘트 외벽을 잇달아 들이박고 화염에 휩싸였다. 이 사고로 남녀 승무원 2명을 제외한 탑승자 179명이 전원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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