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허위 직원' 올리고 회삿돈 유용…KT 하청업체 대표 감형

[이데일리 최오현 기자] 자녀를 허위 직원으로 등록하는 방법 등으로 회삿돈을 빼돌린 KT(030200) 하청업체 대표가 2심에서 감형받았다.

(사진=연합뉴스)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판사 김우진 마용주 한창훈)는 20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황욱정(70) KDFS 대표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1심에선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검찰은 황 대표가 48억원을 유용했다고 봤으나, 1심 재판부는 이 중 26억원만을 피해액으로 인정했다. 이날 2심은 일부 자문료와 셀프 성과급 혐의를 무죄로 보고 피해액을 이보다 4억원 줄어든 22억여원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황 대표가) 마치 개인 사업자처럼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고 회삿돈을 사용하거나 처분해 피해 합계액이 22억여원에 달한다”면서도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고 피해액을 모두 보전한 점과 당심에서 일부 혐의가 무죄로 판단된 점을 고려했다”고 설시했다.

황 대표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자녀 2명을 허위 직원으로 올리고, 외부인에게 허위 자문료를 주는 등의 수법으로 회사 자금을 횡령하거나 회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자신을 비롯한 직원들에게 특별성과급을 임의로 제공하기도 했다.

황 대표의 혐의는 검찰이 KT그룹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2020년 구현모(60) 전 KT 대표는 취임 직후 시설관리 일감 발주업체를 계열사 KT텔레캅으로 바꾸고 KDFS 등에 일감을 몰아줬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구 전 대표가 비자금을 조성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수사를 벌였지만 지난 5월 무혐의 처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