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장마철이라고 하는데 무더위와 비 오는 날이 번갈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장마’가 아니라 ‘우기’라는 단어를 써야 한다고도 합니다. 장마의 양상이 이렇게 변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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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에 대한 정의는 조금씩 다릅니다. 사전적으로는 ‘여름철 여러 날 계속해서 비가 내리는 현상이나 날씨’로 규정됩니다. 기상학자들은 ‘정체전선의 형태로 내리는 비’로 보고 있습니다. 누가 표현하고 정의하느냐에 따라 다를 뿐 ‘여러 날에 걸쳐 비가 오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요새 장마가 장마같지 않다’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립니다. ‘여름 한 철 여러 날에 걸쳐 비가 오고 그 이후로는 해가 쨍쨍한 것’을 장마로 알고 있는데, 요즘 들어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지난해에는 장마가 끝난 8월초에 집중호우가 수도권에 내렸습니다.
왜 이런 차이가 발행한 것일까요? 우선은 우리가 알고 있는 ‘장마’에 대한 지식과 실제 자연현상 간에 차이가 있다는 데 있습니다. 우리는 학창시절 ‘장마는 6월말 남쪽에서부터 시작해 북상하면서 비를 뿌린다’고 배웠습니다. 장마전선을 북쪽으로 밀어 올리는 역할은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기단이 합니다.
한반도의 장마도 북태평양 기단의 영향을 받지만 대륙에서 오는 여러 기단에 더 큰 영향을 받습니다. 북태평양 기단을 어떤 성질의 대륙 기단이 만나는가에 따라 달리지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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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성 기단의 힘이 셀 수록 비의 양도 많아집니다. 만약 북태평양 기단이 수도권을 넘어 북쪽까지 올라간다면 덥고 습한 무더위가 수도권을 엄습하게 됩니다.
여기서 ‘궁금한 것은 기후변화가 장마의 변화에 얼마만큼 영향을 끼치는가’ 입니다. 기상청은 기후변화가 장마의 변화에 일부분 영향을 줬을지 몰라도 주요한 원인으로 보기에는 아직 무리라는 입장입니다. 좀 더 연구하고 원인과 결과를 따져야한다고 보는 것이죠. 기상청 관계자는 “강수량이 많아졌다고는 하나 20~30년 사이 (기후변화를 우려할 정도로) 드라마틱한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기상청은 기후변화 영향에 대해 신중한 모습이지만 학계에서는 ‘어느 정도 있다’고 보는 분위기입니다. 정용승 (재)고려대기환경연구소장은 “기후 온난화는 기온과 습도를 높인다”면서 “이는 대륙성 기단의 성질을 다소 변질시켜 해양성 기단과의 차이를 약화시킨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그는 “주기적인 장맛비보다는 국지성 소나기가 더 내리게 됐다”면서 “장마보다는 ‘우기’라는 단어를 쓰는 게 더 맞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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