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총재 `국가간 달러-원 통화스왑 어렵다`(상보)

"사고방식부터 국제화에 뒤처져"
"내년 상반기까지 4% 성장률 힘들 것"
"우선은 스왑시장 통해 외화유동성 공급"
  • 등록 2008-10-13 오후 11:17:27

    수정 2008-10-14 오전 11:21:50

[워싱턴 = 이데일리 좌동욱기자]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13일(현지시각) "금년 4분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4% 성장률은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또,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에서 제안했던 `통화스왑 확대안`과 관련해 "원화 국제화는 우선 원화로 무역·자본거래가 원활하게 거래돼야 한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워싱턴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지난 11일부터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워싱턴을 방문 중이다.

이 총재는 선진국간 통화스왑을 개발도상국으로 확대하자는 논의에 대해 "원화 국제화는 외환정책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원화 국제화는 원화로 무역·자본 거래가 원활하게 거래돼야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달러-원 통화 스왑은 원화 국제화를 위한 하나의 수단이다.

이 총재는 이어 "과거에도 원-엔 시장을 잠깐 했던 적이 있었다"며 "결국 다른 분야에서 보조를 맞추지 못했다. 어느 한분야만 앞서서 달릴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화 국제화 논의에 대해 "사고방식부터 국제화에 뒤져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이광주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현재 시점에서 통화 가치가 다른 달러와 원화를 서로 스왑하자는 논의는 이뤄지기 힘든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이 총재가 지적한 대목은 원화 국제화 논의이지 통화 스왑을 개발도상국으로 확대하자는 논의는 아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앞서 강 장관은 지난 10일 워싱턴에서 개최된 긴급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에서 "선진국간 이뤄지고 있는 통화스왑 대상에 신흥시장국이 포함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아르헨티나 등 일부 신흥개발국 재무장관도 유사한 주장을 펼쳤다.

이 총재는 "현재 이머징 마켓을 포함한 G-20 내에서 통화스왑을 확대하는 방안은 논의되지 않고 있다"며 "상대방이 있는 일은 결과물이 나왔을 때나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이 총재는, 또 앞으로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에 대해서는 "올해 4분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는 4% 성장이 힘들지 않겠냐"며 "내년 하반기는 상반기까지 가 봐야 알 수 있다. 좋아진다고 자신있게 이야기는 못하겠다"고 예측했다.

그는 2003년 카드대란을 예로 들면 "2003년 성장률이 좋지 않았는데 2002년 4분기부터 성장률이 나빠졌다"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좋은 소식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현재 금융권이 겪고 있는 외화유동성 위기에 대해서는 시장을 통한 접근 방식을 강조했다.

그는 "중앙은행은 그동안 스왑시장을 통해 외화 유동성을 공급해 왔다. 우선은 시장을 통해 하는 데까지 해 보려고 한다"며 "중앙은행이 전면에 나서 조정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고 거듭 설명했다.

이 총재는 또 "우리나라와 같은 개방경제는 대외균형(경상수지)이 중요하다"며 "상황 불안할 때는 우선 대외균형에 초점 두고 그 다음에 국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999년부터 2006년까지는 경상수지 흑자를 내고 해서, 대외균형에 신경을 쓰지 못했다. 이제는 신경써야 할 때다"며 "성장이냐 물가냐는 개개인에 따라 영향이 다르지만 대외균형은 우리 모두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요즘은 중앙은행의 첫번째 관심인 물가외에도 경상수지와 자본수지,부동산시장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면서 "시장상황을 봐가면서 통화정책을 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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