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나경 인턴기자] 미국 국민 10명 중 7명은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대통령보다 주지사를 더 신뢰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 조치에 상당한 불만을 가졌다는 얘기다.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페터슨 재단이 지난달 23~27일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동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71%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적절한 조치’와 관현해 트럼프 대통령보다 주지사를 더 신뢰한다고 답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사업 규제 등을 완화를 결정할 때 주지사의 말을 더 믿는다는 뜻이라고 FT는 설명했다. 지난달 말 봉쇄조치 완화를 두고 대통령과 주지사들이 의견차를 보인 가운데 시민들은 주지사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 △ 트럼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코로나19 국면, 미국 유권자들은 대통령보다 주지사를 더 신뢰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진제공=AFP] |
|
양당 체제가 확고한 만큼 민주당, 공화당 지지자별로 대통령 신뢰도에선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민주당 지지자 중 90%, 무당파 78%가 주지사를 더 신뢰한다고 응답한 반면, 공화당 지지자들은 47%만이 주지사를 더 신뢰한다고 답했다.
유권자들의 정치적 성향 및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는 일상 방역지침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응답자 중 60%가 평소에 마스크를 착용한다고 응답했는데, 이 중 민주당 지지자가 68%, 공화당 지지자가 53%를 차지했다. 공공장소 방문을 자제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도 민주당원은 71%가, 공화당원은 59%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던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도 부정적 답변이 늘었다. 유권자 중 48%만이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이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경제 부흥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재선을 준비해 왔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대통령 취임 시보다 경제상황이 나아졌다는 응답은 34%에 불과했다. 아울러 가계소득이 줄었다는 답변은 69%에 달했다.
유권자들은 경제가 회복되려면 최소 1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응답자 56%가 경제가 완전히 회복하기까지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답했으며 9%는 5년 이상 걸릴 수도 있다고 했다. 같은 질문에 대해 ‘1년 이상 2년 미만’, ‘2년이상 5년 미만’ 응답이 각각 27%, 18%를 차지했다.
FT는 “압도적 다수의 미국 유권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위기 대응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며 “대통령 정치 고문들 사이에서는 경제 위기가 대선 전망에 끼칠 위협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 △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브루클린 거리에서 한 여성이 문 닫힌 상점 앞을 지나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 미국인들의 60%가 일상에서 마스크를 착용한다고 응답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