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새 80% 성장한 `소화잘되는 우유` 시장…경쟁 격화되나

MS 50% 매일유업 올해 유당분해우유 출시 20년
3년새 84% 성장해 1200억 규모 시장으로 커져
남양유업·동원F&B 추격...서울우유 A2+우유 공세
후발주자 hy 유당분해우유 한달만에 10만개 돌파
  • 등록 2025-01-13 오전 11:22:11

    수정 2025-01-13 오전 11:22:11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우유를 마셔도 속이 불편하거나 배가 아프지 않은 유당분해우유(락토프리)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후끈 달아오를 전망이다. 후발주자인 hy(구 한국야쿠르트)가 빠르게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데다 요지부동 같았던 출산율이 반등할 것으로 기대돼서다.

(자료=업계) 단위=억원
13일 유업계에 따르면 올해는 국내에 유당분해우유가 출시된지 20년이 되는 해다. 매일유업(267980)은 지난 2005년 유당분해우유인 ‘소화가 잘되는 우유’를 업계 처음으로 내놨다. 막 여과 기술을 통해 ‘유당(락토)’만을 제거, 우유 본연의 맛과 영양을 살린 제품이다. 우유 속에 들어있는 유당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락티아제라는 유당 분해 효소가 있어야 하는데 이것이 부족한 사람이 우유를 마시면 가스, 복통, 설사 등의 불편감(유당불내증)을 일으킨다.

국내 유당분해우유 시장 규모는 1200억원을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2021년 655억원에서 2022년 940억원, 2023년 1200억원으로 커져 3년 새 84% 성장했다. 같은기간 전체 흰우유 시장이 9% 감소한 것과는 대조된다. 전체 우유 시장에서 유당분해우유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도 3.5%에서 7.2%로 커졌다.

시장이 성장하는 만큼 업계 경쟁도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현재 유당분해우유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곳은 매일유업이다. 시장 점유율 5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점 효과를 누리면서 계속 경쟁사들과 격차를 유지하는 게 목표다.

나머지는 서울우유, 남양우유, 동원F&B(049770) 등이 나눠갖고 있다. 남양유업은 2018년 유당분해우유 시장에 진입했다. 이후 저지방, 단백질 강화 우유로 제품군을 확대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무지방 제품인 ‘맛있는우유GT 슈퍼제로 락토프리’를 추가했다. 동원F&B는 2021년 ‘덴마크 소화가 잘되는 우유’를 내놨다. 이후 다양한 용기와 용량 제품을 출시하면서 지난해 전년 대비 2배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서울우유는 ‘A2+우유’를 내세우고 있다. A2우유는 애초부터 배앓이를 일으키는 특정 단백질(A1)이 없는 우유만을 생산해내는 젖소에서 짜낸 우유다. 일반 흰우유에는 A1·A2 단백질이 모두 있지만 A2우유는 A2 단백질만 있다. A1 단백질은 A2단백질보다 알레르기 유발물질을 최대 4배 더 많이 방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발주자인 hy는 지난해 10월 ‘내추럴플랜 소화가 잘되는 우유’를 출시해 한달만에 누적 판매량 10만개를 돌파했다. hy 관계자는 “전국 유통망인 프레시 매니저(야쿠르트 아줌마)의 배송 서비스가 빠른 시장 진입에 큰 역할을 했다”고 했다.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업계는 최근 출산율 반등에 주목하고 있다. 우유의 주된 소비층은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공개한 2024년 10월 인구 동향에 따르면 출생아 수는 2만1398명으로 1년 전보다 2520명(13.4%) 늘어났다. 이는 2012년 10월(3530명)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1~10월 출생아(19만9999명)도 지난해 같은기간 출생아(19만6193명)를 넘었다. 이런 추세라면 9년만에 합계 출산율(‘23년 0.72)이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헬시플레저(건강한 소비) 트렌드에 따라 락토프리 우유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많은 업체가 락토프리 우유에 기능성을 더한 제품군을 확장하고 락토프리 발효유 제품 출시 등 카테고리 확장에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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