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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후보는 지역구 국회의원(대구 수성갑)인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친분을 과시하며 힘있는 구청장을 표방했다. 건물 외벽에 내걸린 대형현수막에도 김 장관과 남 후보가 서로 바라보는 사진에 ‘대한민국 1번지, 수성구! 함께 만들겠다’는 문구가 박혀 있다.
수성구청에서 첫 공직 생활을 시작해 최근까지 수성구 부구청장을 지낸 김 후보는 ‘전(前) 수성구 부구청장’과 ‘대한민국 1등 수성’을 강조했다. 김 후보 측은 상대적으로 한국당이 열세인 김 장관 지역구 한가운데에 과감히 뛰어든 셈이라 귀띔했다.
남 후보를 오후 5시 20분부터 약 40분간, 김 후보를 이보다 2시간 앞선 오후 3시 30분부터 약 40분간 만났다. 김 후보는 정치 신인다운 겸손함이 말투에 묻어났고 남 후보는 강한 자신감에서 승부사 기질이 배어났다.
김 후보는 “가장 시급한 일은 역시 일자리”라며 “4년 임기동안 신규 일자리 1만개를 육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고산동에 VR과 AR 기술과 연계한 학교공급 교육콘텐츠를 제작하는 가칭 ICT밸리(교육콘텐츠 시범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어 김 후보는 “3만 5000개에 육박한 30인 이하 기업들이 최저임금 추가 인상의 충격을 버티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자영업자 보호기금 조성을 주장했다.
두 후보는 상대 공약을 ‘건방진 소리’ ‘뜬구름 잡는 소리’로 깎아내렸다. 남 후보는 김 후보 일자리 1만 창출 공약에 대해 “군부대 이전보다 더 어려운 사회구조 전체가 변화해야 할 문제”로 규정하며 “구단위가 아니라 국가차원에서 같이 논의해야 한다”고 공격했다. 김 후보는 “공약과 정치적 제안은 다르다”며 “군부대 이전으로 오히려 공동화 현상이 생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두 후보는 보수의 심장인 대구 수성구에서 한국당이 흔들리는 선거판세에 따라 각자 다른 향후 선거전략을 내놨다. 영남일보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29일 수성구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남녀 502명을 상대로 6.13 지방선거 수성구청장 후보 지지도 조사 결과 남 후보가 46.4%로 김 후보(35.6%)를 오차범위 밖인 10.8%포인트 앞섰다.
끝으로 두 후보는 각각 간절함과 초심을 강조했다. 남 후보는 “지금까지 대구의 구청장 중 나처럼 절절한 사연을 가진 이가 있었느냐. 대부분 이리저리 줄을 잘 서 쉽게 당선된 거 아니냐”며 “30년 전 대한민국 정치를 바꾸겠다는 생각대로 본보기가 되는 구청장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김 후보는 “막노동 끝에 고시와 생업을 전전하다 보니 남들보다 오래 고시공부를 했다. 덕분에 누구보다 남들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됐다”며 “나는 정치도, 선거도 모두 처음이라 다소 서툴지만 주민들이 이해해준다면 초심을 다져 주민들에게 우리 보수가 달라졌구나는 것을 증명해보이고 싶다”고 말을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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