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제38주년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진행된 광주 국립5·18 민주묘지. 비가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에도 5000여명이 넘는 참석자들이 우비를 입고 자리를 채웠다. 이날 기념식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해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했다. 정치권에서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 등 여야 대표단과 6·13 지방선거에 출마한 박원순(서울) 이재명(경기) 양승조(충남) 이용섭(광주) 김영록(전남) 후보 등이 참석했다. 흰 셔츠에 검은 넥타이를 맨 이 총리는 우비를 입지 않고 내리는 비를 맞았다. 이 총리가 주요 인사들과 기념탑에 헌화·분향하자 빗방울은 더 굵어졌다.
행사에서는 1980년 5월 행방불명된 이창현(당시 8세) 군의 사연이 극 형식으로 공연됐다. 배우들은 아버지인 이귀복(현재 82세)씨가 38년동안 아들을 찾아다닌 사연을 재연했다. 1980년 당시 광주 양동초등학교 1학년이었던 이창현 군은 5월 19일 어머니가 외출한 사이 집을 나서 행방불명됐다. 비를 맞으며 극을 지켜본 참석자들은 안경을 벗고 눈물을 훔치는 등 침통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공연 직후 마이크 앞에 선 아버지 이 씨는 “아들을 찾는 38년이 380년 같았다”며 “누구도 세상에 믿을 사람이 없었는데 오늘 아들의 제사를 지내줘서 고맙다”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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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서가 되자 참석자 전원이 기립했다. 손을 맞잡은 참석자들은 함께 손을 흔들며 악보없이 노래했다. 추 대표, 박주선 바른미래당 공동대표와 손을 맞잡은 김 원내대표도 함께 노래불렀다. 지난해 기념식에 참석한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가 부르지 않은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김 원내대표는 기념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임을 위한 행진곡을 30번도 넘게 불렀다. 노동운동을 한 이후에 부르지 않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한국노총 출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