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권오갑 HD현대 회장 “美 조선 협력 새 기회…차분히 실익 찾자”

“지난해 석화·정유·건설기계 사업 부진”
“안전사고로 회사 이름 나오지 않아야”
“기술혁신으로 미래 준비 역량 모으자”
  • 등록 2024-12-31 오후 2:30:01

    수정 2024-12-31 오후 2:30:01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권오갑 HD현대 회장은 2025년 새해를 맞아 “미국과의 조선분야 협력은 우리에게 찾아온 새로운 기회”라며 “차분하게 대응하면서 실익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한국 조선에 보낸 ‘러브콜’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한 것이다.

권 회장은 31일 신년사에서 한해를 돌이켜보면서 그룹 내에서 부진했던 사업으로 석유화학과 정유, 건설기계를 꼽았다. 그는 “해당 사업은 임원 숫자를 줄이고 조직도 대폭 축소 또는 조정했다”며 “올해도 어려운 환경이 예상되지만 지난해 예방주사를 맞았다고 생각하고 전 임직원이 사업계획을 적극 실천해 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권오갑 HD현대 회장.(사진=HD현대)
새해 가장 중요한 가치로는 안전을 꼽았다. 권 회장은 “지난해 불행한 사고를 당한 분들과 유가족을 생각하면 정말 마음이 아프다”며 “안전에 있어서 만큼은 인력과 예산투입에 주저함이 없도록 각사 사장들이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협력업체 안전도 우리 일처럼 직접 챙기길 바란다”며 “안전사고 문제로 회사의 이름이 나오지 않길 진심으로 기대하며 건물 곳곳에 걸려 있는 문구에 항상 유념하자”고 당부했다. HD현대(267250) 사업장에는 ‘우리 회사에는 당신이 다치면서까지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단 하나도 없습니다’ 문구가 적혀 있다.

두 번째로 권 회장은 기술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세계 경제상황이 엄중하고 특히 주요 국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수출중심 우리 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여기에 내수 침체까지 겹치면서 국내 경제성장률이 2%를 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호황은 영원할 수 없으며 시장은 언제든 바뀔 것”이라며 “더 냉정하고 차분하게 시장 상황을 살펴야 하고 시장의 변화를 견뎌낼 체력도 키워야 한다”고 했다.

그룹의 핵심 사업인 조선은 지금과 다른 새로운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구감소와 조선소 기피현상, 생산기술 전수 등 숙제가 산적해 있다”며 “중국 조선업의 성장도 막연하게 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고 짚었다.

이어 “미국과의 조선분야 협력은 우리의 경험과 실력이라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며 “우리 정부와도 긴밀히 협력해 국가대표 K조선의 실력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로 그는 법과 원칙, 도덕적 정당성을 강조했다. 권 회장은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것은 기업의 숙명이지만 모든 의사결정은 원칙에 따라야 한다”며 “올해는 특히 국내외에서 어려운 일들이 많이 있을 것인데 이럴 때일수록 의사결정 순간순간마다 원칙을 생각하자”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새해에는 미래를 위한 신사업 투자에 적극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권 회장은 “미래를 위한 준비는 우리 그룹이 100년, 200년 성장해 나갈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며 “임직원 여러분은 앞으로도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해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권 회장은 지난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 “지난 주말 불의의 여객기 사고로 세상을 떠나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 여러분에게도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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