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선물 사흘째 상승..전고점 경신(마감)

"금리 수준 부담 불구, 추가 매수여력 남아"
  • 등록 2003-05-29 오후 5:09:44

    수정 2003-05-29 오후 5:09:44

[edaily 안승찬기자] 29일 국채선물은 사흘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전고점을 경신, 110.50선에 안착했다. 지난 20일 이후 9일만에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것. 넘쳐나는 호재에 시장은 적극적인 매수로 응수했다. 다음달 국채발행계획 발표로 수급에 대한 부담감이 해소됐고, 불안한 경기지표가 펀더멘탈에 대한 우려감을 증폭시켰다. 한은 총재는 현 경기상황에 대한 우려와 저금리 기조를 강조하며 매수세력을 자극했다. 국채선물 최근월물인 6월물은 전일대비 25틱 상승한 110.51로 거래를 마쳤다. 이론가에 비해 1틱 수준의 고평가(콘탱고)가 발생했다. 거래량은 4만6890계약. 오전장에는 은행이, 오후에는 외국인이 바통을 이어가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은행은 1342계약. 외국인은 1887계약 순매수했다. 투신은 2972계약 매도 우위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과열권으로 접어들었다는 우려감도 있었지만 대체로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상당했다. 부담스럽지만 매도보다는 매수가 아직까지 유리해보인다는 것. 최근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채권시장의 강세분위기를 제약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전고점 경신.."호재 넘쳐났다" 이날 6월물은 수급호조와 한은멘트 등 호재로 갭업 출발하며 110.40선까지 안착했다. 지표금리는 전저점을 경신하며 4.1%대에 돌입했다. 전일 발표된 국채발행물량이 예상보다 적은 수준에 그쳐 물량에 대한 부담감이 해소된 데다 4월 산업활동동향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강세장을 예고했다. 여기다 한국은행 총재의 "펀더멘탈 악화"와 "저금리 기조" 멘트가 더해지면서 시장 참가자들은 주저없이 매수에 나섰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대한상의 초청 조찬강연에서 경제가 엄청난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으며, 경기대란을 막기위해 저금리 기조를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호재속에서도 전일 적극적인 매수세 나섰던 외국인이 장출발과 함께 적극적인 이익실현에 나서면서 지수는 횡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한은 윤한근 금융시장국장의 "추가적인 금리 인하 기대는 성급한 것"이라는 멘트가 전해지면서 국채선물은 잠시 110.30선으로 밀리기도 했다. 그러나 은행이 매수를 확대하면서 국채선물은 다시 급격한 상승곡선을 그리며 몇 번에 걸친 전고점 돌파 시도 끝에, 국채선물은 지난 20일 기록했던 110.50선을 무너뜨리고 신고점을 찍었다. 이후 선물은 110.50선 초반에서 횡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고점을 뚫고 110.53이라는 신고점을 찍었지만 추가 상승이 녹록치는 않았다. 기관들도 포지션을 변경하지 않은채 눈치보기에 급급했다. 잠시 정체되어 있던 국채선물 시장은 외국인의 대량 매수에 힘입어 추가 상승, 신고점을 110.56까지 끌어올렸다. 외국인이 3000계약 정도를 매수하며 포지션을 순매수로 변경하며 추가 상승을 시도했지만 은행과 투신이 매도로 대응하면서 지수는 점차 상승폭을 반납했다. 국채선물은 잠시 110.40선까지 밀렸지만 은행의 장 막판 매수로 다시 110.50선에 안착하며 장을 마감했다. 한편 통안선물은 전일대비 2틱 상승한 95.76을 기록했다. 거래가 크게 부진한 가운데 거래량은 182계약에 그쳤다. ◇"추가적인 매수 여력 있다"..금리수준·주식상승은 부담 신고점을 형성하는 등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올라섰지만 시장에서는 아직 매수여력이 남아있어 추가 상승도 가능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 선물사 중개인은 "매수물량을 털지않고 오버나잇으로 가져가는 곳이 상당히 많았다"며 "매니저들 사이에서 추가적인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참여자들이 대부분 강세로 보고 있어 오히려 매수가 덜 나온 것 같다"며 "위로 더 갈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이 매수으로 방향을 잡을 경우 개인이나 증권이 따라가는 경향이 있어 추가 상승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선물사 딜러는 "과열권에 들어온 것으로 보이지만 5년물 스왑금리가 현물금리와 역전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채권시장의 강세가 더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스왑금리가 현물금리보다 낮게 형성되면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현물로 헤지할 수도 있다는 것. 한 외국계 연구원 역시 "콜금리와의 스프레드가 너무 좋혀진 것 아닌가라는 시각이 있지만 추가적인 금리인하를 했다고 가정할 경우 충분히 가능한 레벨"이라며 "일부 기관들에서 소외됐던 현물을 강하게 매수하고 있어 강세 분위기가 쉽게 꺽이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장 금리인하가 현실화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무조건 매수만 하기에는 분명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또 최근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주식시장도 신경쓰이는 부분이다. 이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문제일 수 있다"며 "주식시장이 장기적인 상승국면에 접어들 경우 유동성이 주식시장쪽으로 옮겨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지수선물쪽에서 상승형 삼각패턴이 형성되고 있어 다음주까지 전일 종가를 완연히 딛고 올라선다면 주식시장의 장기적 상승국면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것. 그는 또 "피크에 있는 때는 급등 뿐 아니라 단기적 급락도 나타날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며 "리스크 관리에도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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