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中 상하이에 자회사 등록…생산공장도 탄력받나

지분 100% 소유한 R&D 자회사, 중국 당국에 등록
"中 자동차 시장 개방 의지에 생산공장 설립도 초읽기"
  • 등록 2018-05-15 오전 9:55:13

    수정 2018-05-15 오전 9:55:13

[베이징= 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에 자회사를 설립과정을 밟기 시작했다. 이번 공장은 전기차를 생산하지 않고 연구하는 데 주력하는 자회사지만 이내 테슬라가 중국에 ‘전기차 생산기지’를 구축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증권시보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테슬라 상하이 유한공사’를 상하이 푸동 신구에 세우겠다는 내용의 서류를 중국 당국에 제출했다. 이 회사는 테슬라의 홍콩법인 ‘테슬라 모터스 홍콩 리미티드’의 100% 자회사로 자본금은 1억위안 수준이다. 이 회사는 전기차와 자동차 부품, 태양전지판 등을 연구개발(R&D) 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상하이에 설립된 테슬라는 전기차 등 자동차를 직접 생산하지 않는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공장 설립이 테슬라의 본격적인 중국 진출인 동시에 생산 공장 설립을 위한 준비 단계라고 입을 모은다.

이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2일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현지 자동차 생산 공장 설립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당시 머스크 CEO는 적어도 3분기 안에 ‘기가팩토리(리튬이온 배터리 생산공장)’ 건설 예정지를 공개하겠다고 말한 바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상하이에 세운 자회사는 현지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겠다는 명확한 메시지”라며 “중국 현지생산은 많은 전기차 수요자들을 유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중국 정부 역시 자동차 시장 개방에 긍정적이다. 지난 4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보아오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자동차 시장과 금융시장의 개방을 서두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은 지난 1994년 이후 외국 자동차 업체가 국내 기업의 지분을 50% 이상 보유할 수 없도록 제한해왔다. 중국은 이 규제를 오는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지할 계획이다.

당초 테슬라는 상하이 푸둥의 린강 개발구에 공장을 설립해 오는 2021년부터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었지만, 지분율 제한 문제 때문에 계획을 잠시 보류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테슬라는 이번 자회사 설립을 통해 중국 시장의 발판을 다진 후, 현지 합작사 없이 100% 지분을 가진 독립된 중국 생산 공장을 세우는 외국계 1호 기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테슬라의 주요 시장 중 하나로 테슬라는 지난해 중국에서 20억달러를 벌어들였는데 이는 전체 매출의 17%를 차지한다. 한 관계자는 “상하이의 테슬라 자회사 설립은 테슬라가 현지 생산을 위해 중국 시장에 착륙하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라며 “현재도 테슬라는 전기차의 선두주자지만 중국 현지 생산을 하게 되면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중국 역시 테슬라의 친환경 자동차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은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 차량 개발을 통해 뒤처진 자동차 제조 시장을 전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 게다가 미세먼지 등 심각한 오염 문제 역시 친환경 차량으로 해결하겠다는 게 중국이 속내다. 지난해 중국의 친환경 자동차 판매량은 전체 자동차 시장의 0.7%(150만대 수준)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2025년까지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25%를 친환경차로 대체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이미지=AFPB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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