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도 소설도 무기도 될 수 있는 ‘미지의 지성’ AI와 만나다

닛케이 심층 기획기사로 AI 조명
구글 “2045년엔 AI가 AI 만들 것”
  • 등록 2016-11-04 오후 2:44:43

    수정 2016-11-04 오후 2:44:43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음악, 소설을 만들지만 무기나 핵도 만들 수 있다.’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의 발전은 인류의 진보일까 전대미문의 시련일까.

레이 커즈와일 구글 미래학자는 최근 30년 후인 2045년이면 AI가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 AI가 AI를 만들거나 사람의 뇌를 컴퓨터로 이식하는 일이 가능한 특이점(singularity)이 오리라 전망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4일 AI의 현재와 미래를 사례를 통해 전망했다.

인간 치유를 돕는 AI 승려

1000년 이상 역사를 가진 중국 베이징의 명찰, 용천사에서 AI승려와 만났다.

“부인이 걸핏하면 화를 내서 걱정이에요.”

“단지 함께 살아갈 뿐이야. 이혼은 권장하기 어렵네.”

미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지난해 6월 미 캘리포니아에서 연 로봇 엑스포에서 한 어린이가 일본 소프트뱅크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Pepper)’를 안아보고 있다. AFP
신장 60센치의 로봇 승려 ‘현이(賢二)’가 경내를 돌면, 참배객으로부터 “치유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고승의 방대한 설법 데이터를 분석해 방문객의 고민을 상담하고 질문에 대답한다. 젊은이는 사람에게 상담을 받는 것보다 더 편하다며 현이를 찾는다.

개발을 주도한 승려, 현범법사(賢帆法師)는 “현이가 오고난 뒤로 많은 사람이 절과 불교에 주목한다”고 말한다. 중국에서 아직 신도가 많지 않은 불교를 설파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그런 고민을 할 때 생각난 것이 AI다.

마음의 구원을 얻는 성스러운 장소에 AI가 들어선다. 이 현실에 현범법사는 ‘종교와 AI는 모순관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AI의 곡이 빌보드차트 독식

“전미 히트곡 순위에서 AI가 만든 곡이 지금은 2~3%, 20년 후에는 80%가 될지도 모른다.”

미국 캘리포니아 데이빗 코프 산타크루즈대학 명예교수는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그는 자신이 개발한 AI가 1000곡을 작곡해 준 덕분에 인세를 받고 있다.

10월 초 산타크루즈에 사는 코프를 방문하자 AI가 작곡한 신곡이 흘러나왔다. 모차르트를 떠올리게 하는 경쾌한 멜로디. AI가 작곡했다는 걸 안 청중의 항의가 있었지만 그는 개의치 않는다.

“사람들한테도 곧 익숙해질 거예요.” 알아차렸을 땐 이미 AI가 일상 속에 녹아들었을 거란 게 그의 설명이다.

미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지난해 6월 미 캘리포니아에서 연 로봇 엑스포에서 한 여성 관람객이 로봇 팔을 만져보고 있다. AFP
일본의 대표 문학상 ‘나오키상’ 작가인 아사이 료(朝井リョウ)는 AI와의 협업을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소설을 쓸 주제는 본인이 찾지만 이와 관련한 개요나 등장인물을 결정하는 건 AI라는 것이다. 무대는 AI에 맡기고 작가는 집필에 전력을 다한다는 것이다.

AI가 간단한 소설을 쓰도록 하는 시험은 일부 있었다. 그러나 아사이는 스스로 잘하는 분야에 더 집중하기 위해 AI와 협업하겠다는 것이다.

“큰 틀이 틀리지는 않았을까 하는 고민의 연속이 이어져 왔다. AI가 도와준다면 혼란 없이 쓸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AI가 정말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일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미국 마사추세츠 공과대, MIT 미디어랩의 이토 조이치 소장은 “AI는 상대를 봐 가며 차별하는 인간의 나쁜 부분도 스스로 배우고 증폭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화악·핵 이은 3차 전쟁혁명

예루살렘에선 카키색 군복을 입은 기관총병이 통행을 번뜩이고 있다. 적대국에 둘러싸인 이스라엘은 군사력 강화를 위한 AI의 개발으르 모색 중이다. 다음 개발 목표는 뇌의 움직임을 데이터화하고 해석하는 브레인 테크(뇌기술)다.

이스라엘 브레인 테크놀로지의 미키 첸스라는 “이곳에는 군 출신 엔지니어가 10여 기업을 세웠다”며 “의료가 주목적이지만 뇌를 인터넷에 연결해 사람의 기억과 기능을 컴퓨터에 다운로드하는 기술도 함께 연구중”이라고 말했다.

AI가 인간처럼 임기응변에 대응하게 되는 것 역시 군사적 목적으로 이용 가능한 부분이다. 군용 로보트에 응용한다면 성능을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다.

미국 민간단체인 ‘생명의 미래 재단(FLI)’은 지난해 7월 AI가 화학, 핵무기에 이은 제3차 전쟁 혁명을 촉발할 것이라며 AI 병기의 개발 금지를 요구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모터스 창업주 등 2만 명이 여기에 서명했다.

그러나 핵무기의 확산도 막지 못한 마당에 AI라고 한 번 개발한 이상 완전한 억제는 힘들 것이란 게 니혼게이자이의 우려다. 궁지에 몰린 국가나 테러리스트가 AI병기에 의존하게 된다면 세계는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

AI는 천사도 악마도 될 수 있는 미지의 지성이다. 인류의 역사는 완전히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세돌 9단이 올 3월 서울에서 구글 딥마인드가 바둑을 위해 개발한 인공지능 ‘알파고’와 대국하고 있다. 이세돌은 5전 3선승제의 이번 대국에서 내리 3패하는 등 1승 4패로 패배하며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으나 4전에서 ‘신의 한 수’로 1승을 기록해 희망을 안기기도 했다.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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