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한국과 일본 통상당국이 13일 고위급 회담을 열고 내년 초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통상환경 변화 등에 공동 대응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 (왼쪽부터)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3일 일본 도쿄에서 마쓰오 다케히코(松尾剛彦) 일본 경제산업성 통상차관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산업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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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인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일본 도쿄에서 마쓰오 다케히코(松尾剛彦) 일본 경제산업성 통상차관을 만났다. 양국은 지난 10월 브라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무역투자장관회의에서 양국을 오가는 셔틀 회담을 열기로 했고 이번이 이에 따른 첫 만남이다.
둘은 이달 초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그에 따른 야당발 탄핵 추진으로 국내 정세가 불확실성에 빠진 가운데, 양국 관계가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양국 협력 관계가 이어질 것임을 확인했다.
최근 한·일 양국에선 최근 국내 정세가 양국 관계 악화로 이어지리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일 양국은 문재인 전 정부 때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갈등하다가 현 정부 들어 가까스로 관계를 정상화했는데, 현 정부의 국정 동력이 사실상 상실한 만큼 양국 관계도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본 NHK가 지난 9일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일본 국민의 66%가 이 여파가 한일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리라 전망했다.
둘은 특히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으로 내달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는 가운데, 양국이 함께 대응할 필요가 있는 이슈에 대해선 공동 의견을 개진하는 등 협상력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전 세계를 상대로 10~20%의 보편관세 부과와 한·일 양국 기업이 많이 진출해 있는 멕시코 등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예고한 만큼 대미 수출 및 멕시코 등 북미 진출이 활발한 한·일 양국 모두 긴장하고 있다.
또 내년 4~10월 열리는 일본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와 내년 5월 및 11월 국내에서 열릴 예정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담 및 정상회담의 성공 개최를 위해 협력기로 했다. 양국 정부는 원래 한일 국교정상회 60주년을 맡는 내년 한 해 굵직한 국제 행사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공조할 계획이었으나 국내 정세 급변 여파로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 일본 총리는 원래 내달 방한할 예정이었으나 계엄·탄핵 정국 여파로 이를 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