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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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의 비상장 전환(상장 폐지)을 돌발 선언한 이후 이를 위해 필요한 천문학적인 자금줄이 실제로 마련됐는지에 대한 관심이 크다. 머스크가 직접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와 논의 중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주식시장 반응은 영 미덥지 못해하는 모습이다. 상장폐지 발언으로 급등했던 주가도 이후 내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26% 오른 356.41달러에 마감했다.
머스크가 직접 사우디아라비아 돈줄을 언급했지만, 주가가 소폭 오르는데 그친 것이다. 머스크는 이날 테슬라 블로그에 대해 자신의 상장폐지 결정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정보를 모든 투자자와 공유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깜짝 공개했으며, 비상장 전환은 원래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의 제안이라고 전했다.
그는 “약 2년 전 사우디 국부펀드가 테슬라의 비상장 전환 문제와 관련해 여러 차례 접근했다”며 “지난해 초 처음 만났고, 석유에서 다변화할 필요성에 관해 관심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상장폐지를 위한 주식매입 자금이 700억달러(약 79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면서 자금조달에 의문을 표시하는 월가 일각의 시선에 대해서도 머스크 CEO는 “사우디 국부펀드는 비상장 전환에 필요한 충분한 자금, 그 이상을 갖고 있다”며 “지난주 트윗에서 ‘자금은 확보돼 있다’고 말할 수 있었던 것도 그 때문”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도 테슬라 주주의 3분의 2가량은 비상장 상태에서도 주주로 남을 것이라며 상장폐지를 위한 자금이 700억달러나 들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 7일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를 주당 420달러에 비공개 회사로 만드는 것을 검토하고 있으며, 자금은 이미 확보돼 있다”고 올렸다. 머스크가 제시한 주당 420달러는 당시 주가에 프리미엄을 20% 얹은 것이다. 머스크는 테슬라의 지분 20%를 보유 중이다.
당시 테슬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0.99% 급등한 379.57달러에 마감했다. 그러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과 함께 막대한 차입금을 제공할 돈줄을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론이 퍼지면서 8일에는 2.43% 떨어지는 등 기를 못 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