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학자들 "韓 탄핵정족수 151명…재판관 임명은 의무"

헌정 위기 맞아 헌법학자 20여명 긴급좌담회
"탄핵심판의 정당성 위해 9인 체제 복귀 필요"
"내란 특검 거부, 사법방해…자기 사건 거부권"
  • 등록 2024-12-27 오후 2:21:53

    수정 2024-12-27 오후 2:21:53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지난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그로 인한 헌정 위기 상황에서 국내 헌법학자들이 모여 주요 헌법적 현안에 대한 해법을 제시했다.

계엄이 선포된 지난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군인들이 국회 관계자들과 몸싸움을 하며 국회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헌법 질서 회복과 현안에 대한 올바른 대응방안 제시를 위해 결성된 ‘헌정회복을 위한 헌법학자회의’는 지난 26일 온라인 긴급좌담회를 열고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상 지위와 권한 범위,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 등을 논의했다. 김선택 고려대 교수, 이헌환 아주대 교수, 전광석 연세대 교수 등 헌법학자 2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우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 의결정족수는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인 151명이 적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임지봉 서강대 교수는 “헌법 제71조에 따라 권한대행의 헌법상 지위는 기본적으로 국무총리”라며 “국무총리가 대통령의 권한을 대행한다고 해서 대통령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김하열 고려대 교수는 “권한대행으로서의 직무집행에 관한 사유와 국무총리 시절의 직무집행 사유는 구분해야 한다”며 “전자의 경우 대통령직 배제 효과가 있으므로 대통령 탄핵 기준을, 후자는 국무총리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차이를 뒀다.

권한대행의 역할 범위에 대해서는 ‘현상유지’가 원칙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다만 정태호 경희대 교수 등은 “권한대행의 권한 범위는 법적으로 대통령 권한 전반에 미치므로 헌정마비에 이르지 않도록 필요한 역할은 할 수 있다”는 소수 의견을 냈다.

특히 학자들은 한덕수 권한대행이 국회가 선출한 헌법재판관 3인을 즉각 임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건보 아주대 교수는 “현재 6인 체제로는 헌법재판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대통령 탄핵심판은 반드시 9인의 재판관이 수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탄핵소추기관인 국회가 탄핵심판기관인 헌법재판소 구성원을 선출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헌법이 부여한 의무 이행”이라고 반박했다. 정태호 교수는 “특정 심판사건이 아닌 헌법기관 구성에 관한 것인 만큼 이해충돌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내란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 문제도 다뤄졌다. 김선택 교수는 “자기 관련 사건에 대한 거부권 행사는 명백한 사법방해”라고 지적했고, 전종익 서울대 교수는 “법률안 거부권의 내재적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며 허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는 이날 오후 3시 본회의를 열고 한덕수 권한대행 탄핵소추안을 표결할 예정이다. 한 권한대행이 탄핵될 경우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권한대행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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