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롭 본타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은 “수십 년간 엑손모빌은 플라스틱 재활용이 플라스틱 폐기물과 오염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고 대중을 속여왔다”며 “엑손모빌은 지구를 희생하고 건강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이익을 얻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에 따르면, 주 정부는 약 2년간 조사를 통해, 엑손모빌이 플라스틱 재활용의 한계를 알면서도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소속된 이익단체를 통해 플라스틱 규제를 강화하는 것에 반대하는 로비를 활발하게 전개하고 광고로 플라스틱 재활용의 유효성을 홍보해 소비자들이 플라스틱 제품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낮추는데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주는 엑손모빌이 공익을 저하하며 수질오염, 거짓선전 등과 관련해 법률 위반을 하고 있으며 캘리포니아주는 폐플라스틱을 처리하는데 약 10억달러(1조 30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 정부는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벌금을 엑손모빌에 부과할 것을 요구했다.
미국에서 석유회사가 플라스틱 재활용 이슈로 고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초 뉴욕주는 펩시코가 플라스틱 오염을 야기한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석유화학제품인 플라스틱은 가볍고 튼튼해 편리하나 자연상태에서 오랫동안 분해되지 않아 쓰레기 문제를 야기시킨다. 특히 미세 플라스틱은 생선 등을 통해 인체에 축적돼 악영향을 입히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엑손모빌은 플라스틱 처리 방법으로 재활용을 해결책으로서 제시해왔다. 그러나 폐기된 플라스틱을 다시 제품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회수, 분류, 재생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고 이 과정에서 비용도 만만치 않다. 재활용 비용보다 새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비용이 더 적게 든다. 이같은 이유로 미국 전역에서 폐플라스틱 재활용 비율은 5%에 머문다.
유엔은 오는 11월 말 한국에서 열리는 ‘유엔 플라스틱 협약’에서 플라스틱 생산량을 제한하자는 국제 조약을 체결한다. 이는 2015년 파리 기후 협정과 같이 구속력있는 국제조약이다. 중국, 사우디 아라비아와 함께 이 조약에 반대하던 미국이 입장을 바꿔 체결 가능성이 높아졌다. 엑손모빌은 이와 관련해서 지난 4월 플라스틱 생산 제한은 오염을 줄이지 못하며, 플라스틱 재활용이 더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데 효과적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