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등 국내 주요 TV 기업들이 TV 자체 플랫폼을 활용한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FAST’(Free Ad Supported Streaming) 서비스에 매진하고 있다. TV 자체를 판매하는 하드웨어 수요는 이제 한계에 부딪혔다는 판단에서다.
|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운영하는 FAST 서비스인 ‘삼성TV 플러스’(왼쪽)와 LG채널. (사진=각 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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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삼성 TV 플러스’와 ‘LG채널’ 등 FAST 서비스 제공에 집중하고 있다. FAST는 시청자가 광고를 보는 대신 영상 콘텐츠를 무료로 볼 수 있는 서비스다. OTT처럼 원하는 콘텐츠를 선택해 볼 수 있지만 월 구독료를 받지 않는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TV를 시청자와 광고주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만들고 이에 따른 광고수익을 얻는다.
삼성전자는 삼성 TV 플러스로 FAST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 세계 24개 나라에서 2500개 이상의 채널을 제공 중이다. 삼성전자는 FAST 매출 규모를 직접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 안팎에선 올해 1조800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20%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LG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전세계 28개국에서 약 3500개의 채널을 서비스하고 있다. LG전자의 올해 FAST 매출은 1조1000억원으로 전망된다.
이들 기업이 FAST 사업에 힘을 싣는 건 TV 하드웨어 수요가 더이상 증가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집계 결과 지난해 세계 TV 출하량은 2억2300만대로 전년 대비 3% 감소했고, 올해 1분기 출하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줄었다.
TV 시장이 점차 바닥을 찍고 반등하리란 기대감도 나오지만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 전망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TV를 대체할 수 있는 IT기기가 보편화된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TV 역할을 대신하고 있고, TV 자체의 교체주기가 길어지는 면도 수요 성장에는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FAST 시장은 전망이 밝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는 글로벌 FAST 시장 규모가 올해 90억6000만달러(약 12조4400억원)에서 오는 2027년 118억3000만달러(약 16조2500억원)로 연 평균 9.3%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TV업체로선 FAST 등 소프트웨어적인 접근으로 수요를 공략해야 하는 상황이다.
심우중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이제 TV 자체보다는 TV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로 수익을 얻는 모습이 보편화하고 있다”며 “소프트웨어 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