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우리나라에서 재택치료 자가격리 기간 추가 단축 이야기가 나온 것은 이달 초부터 입니다. 앞서 우리는 코로나19 창궐 이후 확진자 격리 기간을 최초 2주로 잡았는데, 10일로 줄었고, 현재는 접종력과 상관없이 1주일을 적용 중이죠.
美, ‘펜데믹’ 구인난…트럭기사 연봉 26.4%↑
그런데 외국 상황을 보면 영국은 지난 2월 법적으로 자가 격리 의무를 없애고, 5일 격리 권고로 방침을 바꿨습니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무증상자와 백신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자가격리 기간을 5일로 단축하고, 이후 5일간은 외부 활동에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지침을 변경했습니다.
이들 국가가 자가격리 기간을 줄인 가장 큰 이유는 사회필수인력 부족사태를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실제 미국은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할 때는 교사들의 감염으로 인해 제대로 된 수업이 이뤄지지 않기도 했죠.
현지시간 7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만 봐도 월마트는 사내 트럭 운전사 초봉을 연간 9만 5000~11만달러(1억 1600만~1억 3400만원)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했죠. 인상 직전 소속 운전사들의 평균 연봉은 8만7000달러(1억 600만원)로, 최대 26.4%가량 오른 것인데 펜데믹 영향으로 미국의 구인난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단 번에 볼 수 있죠.
우리는 일부 외국 사례처럼 학교·공공기관·병원 등 사회필수사업장에서 인력이 부족한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습니다. 물론 의료진에 경우에는 3일만 격리하고 복귀하는 체계를 운영 중이긴 합니다. 이에 더해 18일로 예상되는 일상회복에 맞춰 조심스럽게 격리 기간 단축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셈이죠.
일단 방역당국은 지난 4일 관련 질의에 “확진자의 재택치료 기간에 대한 고민이 있다”며 “이 부분은 질병관리청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운을 띄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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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지난 7일 브리핑에서는 “격리기간 7일이 지난 확진자 역시도 전파감염력이 있다. 위험도가 (이전보다) 낮아졌다는 뜻이지 감염 전파력이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말하는 등 현실화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앞서 방역당국은 지난달 17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를 배양할 수 있는 기간이 증상 발생 뒤 최대 8일이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당시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실험에서 바이러스 배양 기간이 7일 이내인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었고, 8일째 배양된 경우 감염력이 약한 것으로 평가됐다”며 “이에 지금처럼 7일간 격리하고 며칠간 주의하면 사회적으로 감염 위험은 거의 없다”고 답했죠.
일본 역시 시기별로 오미크론 감염력을 분석한 결과, 확진 후 2일까지는 전파 위험이 큰 사람이 10% 정도지만, 3일에서 6일 사이에는 50%까지 치솟았다가 7일 이후 다시 10% 밑으로 내려왔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습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인수위 코로나19 비상대응특별위원회 위원)는 “격리기간이 단축돼 나온 사람들이 다른 사람을 감염시켰을 때 사회경제적으로 유리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역시 “현재는 좀 이르다고 생각한다. 격리기간이 줄어들게 되면 바이러스 배출량이 분명히 많이 나올 수 있다”며 “감염의 확산 위험은 분명히 있다”고 피력했습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오미크론 변이의 바이러스) 배출 기간이 짧아진 것도 아니고, 그런 근거를 찾을 수도 없는 마당에 5일까지 격리 기간을 줄여버리면 실제로 아픈 사람이 (바이러스를) 퍼뜨릴 가능성과 아픈 사람이 쉬지 못할 가능성이 다 대두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종합하면 자가격리를 5일로 줄이기 위해서는 오미크론이 약해지든가, 우리 몸에서 더욱 빨리 배출되는 변이 바이러스가 나와야 한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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