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눈 때문에 그로기 상태다.
지난주 오세훈 시장이 관련 간부들을 질타해 가며 "모든 상황에 대비하라"고 엄명을 내렸지만 4일 내린 사상 최대 폭설 앞에선 두 손을 들었다. 이날 오후 서울시내 대부분 도로는 눈밭으로 변해 차량 통행이 어려울 정도로 마비상태다.
지난주부터 잇따른 눈과 부실한 제설대책에 곤욕을 치른 시민들의 불만은 하늘을 찌른다.
서울시는 이날 오후 2시까지 3600여톤의 염화칼슘과 소금 등 제설자재를 투입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짧은 시간에 폭설에 내렸고 기온도 낮아 제설제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것이다.
또 오후 들어서야 뒤늦게 서울시 보유 덤프트럭 약 50대에 제설장비를 장착해 투입하기도 했다.
서울시 제설대책본부 관계자는 "덤프트럭에 제설장비를 장착한 것은 10년만에 처음"이라며 "사상 최대의 폭설이 내릴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치권은 기다렸다는듯 오 시장을 공격했다. 민주당은 논평에서 "서울시민은 오세훈 시장의 말을 믿고 거리에 나왔다가 봉변을 당했다"면서 "한강 르네상스니 광화문 광장에 스노우보드 점프대를 설치한다고 난리를 치더니 정작 시민의 발목을 잡는 눈 하나 제대로 못 치우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조바심이 난 오 시장은 직접 삽을 들고 제설작업에 동참하기도 했지만 이조차 '이벤트'로 치부됐다. 민주노동당은 논평에서 "시장이 삽 들고 나선다고 눈이 얼마나 치워지겠나? 이미 서울시민들이 고생은 고생대로 다 했는데 뒷북치는 '삽질 이벤트'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