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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지방에서 먼저 중앙당의 지원유세 요청이 밀려들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후보들은 “홍 대표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일정이 있었다”고 선을 그었지만 최근 대북 강경발언 등으로 악화된 민심이 투영된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홍 대표는 1일 김기현 울산시장 후보 사무소에서 경제파탄대책회의를 주재했다. 자신의 캠프에서 열린 회의지만 정작 김 후보는 없었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방송토론 녹화가 오전에 잡혀 있어 부득이하게 회의에 가지 못했다”며 “홍 대표를 피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홍 대표는 지방선거 운동이 시작한 첫날인 지난달 31일부터 격전지로 꼽히는 경남·경북 등지를 돌며 지원사격에 나셨다.
뒤이어 들린 부산에서도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는 홍 대표와 함께하지 않았다. 서 후보는 아예 다른 동선을 잡았다. 홍 대표가 해운대 등 동부산 위주로 동선을 짰지만 서 후보는 부산 사상구 등 서부산을 돌아다녔다. 홍 대표와 마주치지 않기 위해 일부러 다른 동선을 짠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거리 분위기도 예전같지 않았다. 유세 현장 주변에는 선거사무원이나 당 관계자 등이 더 눈에 띄였다. 순수하게 유세연설을 보기 위해 모여든 시민들은 드물었다.
오히려 홍 대표에게 반감을 그대로 드러내는 유권자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일부러 자동차 경적소리를 크게 내어 홍 대표의 유세를 방해하거나, 일부 유권자는 차에서 내려 항의하기도 했다. 이에 홍 대표는 해당 유권자를 가리키며 “꼭 저렇게 연설을 방해한다”며 “서울에만 있는 줄 알았더니 지방에도 있다”고 여유롭게 맞받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