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한국은행의 국정감사장에서 난데없이 인공지능(AI) 챗봇인 ‘챗GPT’가 등장했다.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통화원회(금통위) 위원들이 보수는 많이 받으면서 활동이 적다고 비판하면서 챗GPT가 더 낫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금통위원들과 수시로 회의를 하고 있으며, 챗GPT는 10월 금리 전망도 틀렸다며 응수했다.
|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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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일영 의원은 “한은에 남아 있는 기능 중 가장 중요한 게 통화정책 아니겠냐”면서 “금통위원들이 뭐 하셨냐, 보고서를 한 번도 안 내신 분, 강연도 안 하시고, 기고도 안 하시고, 회의 때 발언도 별로 안 하신다. 이분들을 위해서 (1인당) 연간 7억원 이상 (보수가 지급된다는 게) 이게 말이 되냐”라고 공격했다.
이어 정 의원은 챗GPT에 최근 국내외 경제상황과 10월 금통위 회의를 통해 25bp(1bp= 0.01%포인트) 기준금리를 인하한 정보를 넣고 11월에 추가 인하가 필요한지를 물었더니 25초만에 답이 나왔다고 소개했다. 그는 실제 챗GPT를 구동하는 화면을 보여주면서 “25초 만에 금리 동결이 최적이 선택이라고 답을 냈다”며, 동결 결정이 필요한 이유와 후속조치, 정책제안까지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금통위원들 연간 보수는 35억원인데 챗GPT는 한 달 사용료가 3만5000원밖에 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이창용 총재는 “한은의 명예와 관련한 것이라 명확히 말한다”며 즉각 반박했다. 그는 “금통위원 발언이 숫자로 나온 건 회의록에서만 나온 숫자이고 금통위원과 저는 한 달에도 몇 번씩 회의를 하면서 서로 의견을 듣는다”고 했다.
그는 “저도 시험하기 위해 챗GPT를 써본다”며, “저희가 이번에 금리를 낮춘 것을 보면 역시 챗GPT는 믿을 수 없다”고 웃으며 답했다. 이 총재가 10월 금리 결정에 앞서 챗GPT에 관련 질문을 미리 던진 후 동결이 최적이라는 답을 얻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한편, 정 의원은 역대 최단 기간 금통위원직을 수행하다가 대통령실로 간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을 언급하며, 금통위원이 대통령실로 가기 위한 ‘중간정거장’ 역할을 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