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식 융자제도 도입…내년 200개 벤처 발굴, 스케일업 돕는다

[2021년 경제정책방향] 벤처·창업 활성화 추진
은행이 신주인수권 보유 조건 저리로 자금 대출
로봇·이차전지·드론 육성, 수소경제 생태계 구축
  • 등록 2020-12-17 오후 2:10:00

    수정 2020-12-17 오후 2:10:00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벤처기업의 스케일업을 위해 은행 등이 주식을 받는 조건으로 대출을 하는 실리콘밸리식 융자제도가 도입된다. 내년 비대면 분야 유망 스타트업 200곳을 발굴해 지원하고 1조원 규모의 스마트 대한민국 펀드를 조성한다. 로봇·이차전지·드론 등 미래 먹거리 확보에도 나선다.

박영선(왼쪽에서 네번째)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8월 10일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에서 열린 ‘K-유니콘 프로젝트 선정기업 간담회’에서 참석 벤처기업 대표들과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투자조건부 융자제도 도입, 벤처 자금 공급

정부는 17일 발표한 2021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의 벤처·창업 활성화 및 신산업 육성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우선 벤처 스케일업 자금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으로 실리콘밸리식 투자조건부 융자제도 도입한다. 융자기관은 대출 대상 기업에 융자액 1~2% 정도의 신주인수권을 보유하고 기업이 추후 투자자금으로 대출을 상환하는 조건으로 저리 자금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일단 중소기업벤처부에서 시범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현재 국내 벤처기업들은 벤처캐피탈(VC)에서 투자를 많이 받는데 스케일업 과정에서 추가로 대출이 필요할 때 은행이 (안전성 문제로) 고민이 많은 편”이라며 “벤처의 주식 받는 것을 전제로 융자하고 VC가 이후 투자할 금액으로 상환하면 은행도 안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벤처투자를 받은 중소·벤처기업은 정부 연구개발(R&D) 사업 참여가 제한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현재 정부 R&D 사업은 부채비율 1000%(중기부) 또는 500%(산업통상자원부) 이상 기업 참여를 제한하고 있다. 앞으로는 부채비율 산정 시 상환전환우선주(RCPS) 관련 부채는 제외키로 했다. 신규 벤처투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RCPS는 만기 시 상환 또는 주식 전환을 요구할 수 있는데 현재 회계상 부채로 인식하고 있다.

유망 벤처 육성을 위해서는 2025년까지 비대면 유망 스타트업 1000개 발굴을 목표로 내년 200개를 발굴해 사업화 자금·금융 지원 등을 실시한다. 2025년까지 6조원 조성이 목표인 비대면·바이오·그린뉴딜 분야 스마트 대한민국 펀드는 내년 1조원 조성에 나선다.

기획재정부 제공
2030년 수소차 85만대·충전소 660기 확충

유망 신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우선 로봇 분야의 경우 바이오산업 등 도입 분야를 지속 확대하고 5세대 이동통신(5G)와 연결된 첨단 제조로봇 실증사업을 추진한다.

차세대 이차전지 개발을 위해 내년 상반기 R&D 예비타당성조사를 추진하고 하반기 전기차·에너지저장장치(ESS)용 이차전지 소재부품 시험센터를 구축한다.

드론 물류배송 등을 위한 테스트베드를 제공하고 가상·증강·혼합현실(VR·AR·MR) 등 가상융합기술(XR)과 다른산업간 융합·상용화를 지원할 예정이다.

수소경제에 대비해서는 수소 연료전지로 생산한 전력을 의무 구매토록 하는 수소 발전 의무화 제도를 도입한다. 수소 관련 연료전지·충전소·수전해 등 소재·부품·장비 기술 개발을 돕고 최소 340억원 규모의 수소경제 초기 기업 육성펀드를 통해 관련 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대형화물차, 중장거리 버스 등 수소차 보급 차종은 내년 2만6000대에서 2030년 85만대(누적), 수소 충전소는 내년 188기에서 2030년 660기까지 확충한다. 수소도시법을 제정해 수소도시 계획을 세우고 도시 내 인허가 특례 등을 위한 법적근거를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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