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HBM 생산 집중하자…DDR5 D램값 올랐다

3분기 DDR5 D램 가격, 최대 8% 인상 예측
전망치 상향 조정…”HBM 웨이퍼 집중 영향”
온디바이스AI 영향도…”DDR5로 수요 이동”
  • 등록 2024-06-11 오후 3:50:20

    수정 2024-06-11 오후 7:08:33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등 주요 메모리 기업들이 인공지능(AI)향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에 집중하자 범용 DDR5 D램 가격이 탄력을 받고 있다. 고사양 DDR5 D램 수요는 늘어나는데 HBM에 투입하는 웨이퍼가 많아 DDR5 공급 증가가 어렵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DDR5 D램. (사진=삼성전자)
11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PC용 DDR5 D램 가격이 오는 3분기에 전분기 대비 3~8%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예상치는 이전 전망치보다 상향 조정한 숫자다. 기존에는 0~5% 수준으로 오르며 직전 분기와 비슷한 가격을 보일 것이라고 추산했었다.

메모리 기업들이 HBM 생산에 집중하면서 DDR5 D램 공급에 한계가 있다는 게 트렌드포스의 분석이다. HBM은 웨이퍼 다이 사이즈가 동일 용량의 D램보다 두 배 정도 커, 완제품 생산에 필요한 웨이퍼 투입량이 범용 D램보다 많다. 전체 웨이퍼 투입량이 같다면 범용 D램 생산은 감소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은 모두 HBM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5세대 HBM3E를 대량 양산하며 엔비디아 등 핵심 고객사에 납품하고 있다. 마이크론도 HBM3E 양산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퀄(qualification) 테스트를 거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올해 연말까지 선단공정용 웨이퍼 가운데 HBM 생산에 쓰이는 비중이 35%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출 기준 전체 D램 시장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속 확대될 전망이다.

트렌드포스는 “D램 공급업체들이 HBM 제품 생산을 확대하면서 DDR5 제품의 웨이퍼 투입은 위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체 D램 시장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트 출하량 및 매출 비중. (자료=트렌드포스)
범용 D램 수요가 이전 세대 DDR4 D램에서 DDR5 D램으로 넘어가는 경향도 짙다.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IT 기기 자체에서 AI 기능을 제공하는 온디바이스AI 시대가 다가오자, 시장에서 요구하는 D램 성능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 DDR5 D램의 가격 전망치가 오른 것과 대조적으로 DDR4 D램의 3분기 가격 변동률 전망치는 하향 조정됐다. IT 시장이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지라도 메모리 기업들의 주요 수익동력은 DDR4 D램이 아닌 DDR5와 HBM이 될 전망이다.

경희권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DDR4 D램은 이제 레거시화가 많이 된 상황”이라며 “프리미엄 기기 시장부터 DDR5 D램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DDR4 D램 역시 아직 중요한 시장이지만, 수익성을 결정하는 열쇠는 HBM과 DDR5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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